국립중앙박물관, 용산 이전 20주년 맞아 개관…원격 진단·3D 분석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반세기 가까이 우리 문화유산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은 박물관 보존과학 분야가 새 터전을 마련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8일 용산 이전 20주년을 맞아 보존과학센터를 개관한다고 밝혔다.
보존과학센터는 박물관 소장품을 위한 '종합병원'과도 같다.
총 연면적 9천196㎡ 규모의 건물에는 유물의 상태를 살펴보고, 재질별로 보존 처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며 연구·교육을 위한 공간도 들어섰다.
유물 상태를 원격으로 진단하고 실시간으로 지원할 수 있는 '스마트 원격진단실', 유물의 형태를 3차원(3D)으로 분석하는 '3D 형상분석실' 등도 새로 생겼다.
박물관 측은 센터 개관을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설명하며 "앞으로 과학기술과 인문학이 융합된 문화유산 연구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물관 보존 연구가 반세기를 맞는 시점에서 개관한 센터는 의미가 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76년 보존기술실을 조직한 뒤 전문 인력을 키워왔고 질량분석기, 주사전자현미경(SEM),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 등 분석 장비를 확충했다.
1999년부터는 문화유산의 과학적 보존처리와 분석, 박물관 환경 등을 주제로 다루는 전문 학술지 '박물관 보존과학'을 매년 2회 펴내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에 있는 한국 문화유산을 보존 처리하는 사업도 지원한다.
박물관 측은 센터 개관을 기념해 내년 6월까지 센터 1층 전시실에서 '보존과학, 새로운 시작 함께하는 미래'를 주제로 한 특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박물관 보존과학의 50년 여정을 되새기고 6세기 고구려 개마총 고분 벽화 재현 과정, 경주 금령총에서 출토된 국보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 CT 영상 등을 소개한다.
1924년 경주 식리총에서 출토된 금동신발 디지털 재현품도 처음으로 공개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그동안 별도로 보관해 온 잔편(殘片·남은 조각)을 디지털 정합 기술로 결합해 100년 만에 완전한 형태를 재현했고 제작기법도 새로 규명했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향후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한 '디지털 보존과학 시스템'도 가동할 예정이다. 대형 CT 장비를 도입해 목조 문화유산의 나이테 연대 자료를 구축하는 작업도 준비 중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첨단 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세계 수준의 보존과학 연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yes@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