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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5승(메이저 5승)의 쩡야니는 지난 26일 대만 타이베이 인근 선라이즈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위스트론 레이디스 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악천후로 대회가 36홀 경기로 축소된 가운데 첫날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에 오른 쩡야니는 이날 최종일에도 버디 8개와 보기 3개로 5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4언더파 130타를 기록했다. 2위 아멜리아 가비(뉴질랜드·10언더파 134타)를 4타 차이로 여유 있게 제친 쩡야니는 정상에 올랐다.
쩡야니가 LPGA 투어에서 마지막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건 2012년 KIA 클래식이었고, 그의 마지막 우승은 2014년 1월 대만투어 타이퐁 레이디스 오픈에서였다. 이후 쩡야니는 무려 12년, 4306일 만에 처음으로 공식 대회에서 우승했다.
쩡야니는 우승 후 “이 트로피를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고국에서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우승하게 돼 기쁘다. 이번 우승은 정말 감격스럽다. 꿈을 절대 포기해서는 안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하며 기뻐했다.
1989년생으로 올해 36세인 쩡야니는 15세에 미국으로 건너와 2004년 US 여자 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 챔피언십에서 미셸 위(미국)를 누르고 우승해 주목받았다. 2008년 LPGA 투어 신인상, 2010·2011년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2011년 2월부터 2013년 3월까지 109주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하며 역대 두 번째로 최장 기간 기록을 세우고 오랜 시간 여자 골프 최강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온 입스(갑자기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려 원래의 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증상) 때문에 쩡야니는 추락했다. 지난 10년 동안 자신의 골프를 완전히 잃었다. 고관절 수술까지 온갖 어려움을 겪었다.
쩡야니는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그를 괴롭혔던 퍼트를 올해부터 왼손잡이처럼 해보기로 했다. 오른손잡이인 그는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은 하던대로 하되, 그린 위에서 퍼트만 왼손잡이처럼 방향을 바꿨다. 처음엔 망설였지만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쩡야니는 올해 초 외신과 인터뷰에서 “이제 짧은 퍼트도 두렵지 않다. 왼손잡이로 바꾼 첫 대회에서 1.5m 이내에서는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는데, 정말 잘한 일이다. 라인이 보이고 퍼트도 잘할 수 있고 이번 기회에 다시 좋은 골프를 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꾸준한 노력 덕분에 쩡야니는 지난 8월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에서 공동 63위를 기록하며 컷 통과까지 성공했다.
쩡야니는 “정말 오랜만에 이런 기분을 느낀다. 팬, 친구, 가족 모두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덕분에 코스에서 많은 도움이 됐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솔직히 마지막 홀까지 스코어보드에 적힌 점수가 맞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이 위치에 서 있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라며 감격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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