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내수 부진과 글로벌 불확실성이 겹친 가운데, 유통 대기업들이 예년보다 한발 빠르게 인사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와 CJ그룹이 이미 정기 인사를 마치며 '조기 쇄신'에 나선 데 이어,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도 이달 말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CJ그룹 뒤를 이어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도 곧 연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통상 11월 말에서 12월 초 진행하던 정기 인사를 올해는 한 달 가량 앞당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지난 8월 임원 평가를 완료한 상태로, 현재 인사 규모와 발표 시점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7월 '2025 하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변화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후 조기 인사설이 확산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16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서 '2025 하반기 VCM'을 진행했다. 회의를 주재한 신동빈 롯데 회장이 그룹 경영 방침과 CEO의 역할과 리더십에 대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롯데지주
유통군에선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등 이른바 '유통 3인방'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인사에서 3인은 모두 신 회장으로부터 재신임받았다.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2년 초부터 롯데 유통군을 총괄해왔고,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2021년 12월부터,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와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각각 2022년 12월부터 회사를 이끌어 왔다. 이들 중 김상현 부회장과 정준호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여서 이번 인사를 통해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는 지난해 말 발탁돼 부실 사업 정리 등 구조조정에 주력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유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통상 10월 말~11월 초 인사를 진행한다. 지난해 10월31일 인사에서는 정지선·정교선 형제의 투톱 체계를 공식화하면서 경영 안정의 기반을 다졌다. 올해도 이런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 현대백화점
핵심 계열사인 현대백화점을 이끄는 정지영 대표이사 사장의 유임이 유력하다. 정 사장은 '더현대 서울'을 중심으로 한 리브랜딩 전략으로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백화점 3사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장호진 대표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장 대표는 2026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정지선·정교선 형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만큼 유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6일 8개 계열사 수장을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시점을 예년 대비 한 달가량 앞당긴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당면 과제를 신속하게 실행하고 미래 성장 계획을 앞서 준비하기 위해 조기 인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CJ그룹도 지난해보다 약 한 달 빠른 지난 17일 CEO 인사를 발표했다. CJ제일제당 신임 대표로 윤석환 바이오사업부문 대표를, CJ푸드빌 신임 대표로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를 내정했다.
CJ그룹은 그동안 정기 인사를 통해 CEO 인사와 신임 경영리더 승진, 계열사별 조직개편 등을 한 번에 발표해왔으나 올해부터는 CEO 인사를 먼저 단행하고 계열사 대표 주도의 후속 임원 인사에 나서기로 했다. CEO를 선제적으로 배치해 단기 사업계획과 중기전략을 조기에 확정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한 소비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유통기업들이 조직 안정과 기민한 의사결정을 위해 조기 인사 카드를 단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성과 중심의 인사 기조가 강화되며 세대교체 흐름도 가속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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