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튀르키예 축구계가 심판 수백명의 스포츠 도박 계좌 보유로 발칵 뒤집혔다. 심판 문제로 계속 마찰을 겪다 물러난 주제 무리뉴 전 페네르바체 감독의 말도 재평가되고 있다.
28일(한국시간) 튀르키예축구협회(TFF)의 이브라힘 에템 하치오스마노을루 회장은 심판 도박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영국 ‘BBC’ 등 각국 매체들이 중요한 뉴스로 다룰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심판은 선수, 감독과 마찬가지로 도박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는 직종이다.
5년에 걸친 조사 결과 발표였다. 튀르키예에서 활동하는 심판 571명 중 무려 371명이 도박에 쓰이는 계좌를 갖고 있었으며, 그 중 152명은 실제 도박을 했다. 단 한 번 돈을 걸었던 사람도 있지만 특히 42명은 1천회 넘는 도박을 했고, 가장 많이 한 심판은 무려 18,227회나 돈을 걸었다.
튀르키예 1부 및 2부에서 활동하는 최상위 심판 중 주심 7명, 부심 15명이 포함돼 있다. 더 낮은 리그에서는 부심 94명과 “밝힐 수 없는” 36명이 포함돼 있다고 했는데, 36명이면 너무 많아서 사실상 신원을 밝히는 셈이라 이렇게 이야기했을 뿐 주심을 의미한다.
하치오스마노을루 회장은 “튀르키예 축구를 제자리로 돌려놓으려면 이런 더러운 것들을 털어내야 한다”며 규정에 따라 처벌할 거라고 밝혔다.
각 구단도 축구협회의 엄벌 지침에 화답했다. 베식타스와 트라브존스포르가 “깨끗한 튀르키예 축구를 만들 기회”라는 입장을 밝혔고, 페네르바체는 “튀르키예 축구계 전체에 충격적이고 슬픈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말 많기로 유명한 스타 감독 무리뉴가 한 시즌 동안 페네르바체에 머물면서 심판들에게 퍼부은 독설도 이제야 이해가 간다는 반응이 나온다. 무리뉴 감독은 2024-2025시즌 페네르바체를 이끌면서 판정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여러 번 밝혔다. 페네르바체에서 올해 2월 이스탄불 더비는 양 구단이 튀르키예 심판을 불신해 슬로베니아 국적 심판을 모셔와서 경기를 치렀다. 이 경기 후에도 “튀르키예 심판이라면 우리 선수에게 1분 만에 경고를 줬을 것이다. 이번 심판에게 감사해야 하다”고 말해 상대팀과 튀르키예 축구계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페네르바체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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