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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방문한 ‘각 세종’은 네이버(NAVER(035420))가 2023년 11월 두 번째로 개소한 자체 데이터센터다. 2013년 6월 첫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로 문을 연 ‘각 춘천’이 사용자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각 세종은 그 데이터를 AI라는 지능으로 재탄생시키는 통합 컴퓨팅 인프라로 기능한다.
축구장 41개의 너비인 약 8만 9000평 부지에 조성된 각 세종은 지하 3층·지상 3층의 본관과 지하 3층·지상 2층의 서버동(북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6차 전체 증설이 완료될 경우 국내 최대 수준인 60만 유닛(unit)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현재는 1차 구축까지 완료된 상태이며 2028년부터 2·3차 오픈이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특히 일반 서버와 달리 네이버클라우드의 ‘하이퍼클로바X’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학습·연산시키려면 20배 이상의 전력이 필요한데, 각 세종은 랙당 30킬로와트(kW) 전력으로 전체 증설시 최대 270메가와트(MW)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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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세종, AI 최적의 전력·냉각 구조를 갖추다
각 세종의 시작은 통합관제센터에서 출발한다. 이곳은 각 세종의 ‘눈’이자 ‘두뇌’ 역할로서 △종합 현황 △기계 설비 △에너지 사용량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공조실의 제어 현황과 서버실의 전력 사용량, 온습도 센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으며, 내부 주요 공간들을 감시하는 CCCV 화면이 24시간 송출되고 있다.
관제센터에서 서버동을 잇는 브릿지(연결통로)를 거쳐 갈 때 눈에 띈 점은 브릿지 자체가 북관 서버동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설계됐다는 점이다. 이곳을 지나다니며 계절 또는 날씨 변화를 확인함으로써 서버 운영에 중요한 외부 환경 변화를 빠르게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곳에선 노출 콘크리트 외장으로 마감된 건물 외관과 친환경 알루미늄 타공 스크린이 설치된 옥상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서버동은 크게 공조실과 서버실로 구성된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서버의 발열을 최소화하기 위한 냉각 기술이 중요한데, 네이버가 2013년 각 춘천에서 처음 도입한 ‘AMU(Air Misting Unit)’는 공기에 미세한 물을 분사해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2014년부터는 찬물이 흐르는 벽에 바람을 통과시켜 온도를 떨어뜨리는 ‘나무(NAMU, NAVER Air Membrane Unit)’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한 각 춘천·세종의 에너지 절감율은 73%에 이른다는 전언이다.
현재 각 세종에는 최신형인 나무 버전3가 적용돼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기후에 따라 직·간접 외기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봄·가을처럼 외기 온도가 적정하면 직접 외기 모드로 운영해 공조 전력을 최소화하고, 여름철 고온·고습 상황이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간접 외기 모드로 전환한다. 겨울철에는 자연 외기와 서버 배기열을 혼합해 공급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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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서버실은 엔비디아 A100·H200·B200과 인텔 가우디 등 다양한 구성의 GPU를 구성하고 있으며, 전력 사용량에 따라 색상으로 표시되는 모니터링 화면이 실시간 상황을 보여준다. 공조 설비가 좌우 양방향으로 구성돼 한쪽 문제 발생 시에도 안정적인 냉방이 가능하게 했다. 서버의 뜨거운 배기는 천장을 통해 빠르게 배출되고, 외부 급기와 혼합되지 않도록 옥상 안쪽으로 배치됐다.
마지막으로 서버 자산을 모아두는 IT 창고로 들어서면, 사람의 개입 없이 움직이는 자율주행 로봇 ‘세로’와 ‘가로’를 만날 수 있다. ‘세로’는 2㎜ 단위의 정밀한 제어로 랙에서 서버를 정확하게 꺼내 운반하며, ‘가로’는 ‘세로’가 운반해온 서버를 최대 400㎏까지 적재하고 운반할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선 ‘가로’가 “세로와 정렬 중”, “세로가 자산 싣기를 기다리는 중”, “세로와의 정렬 해제 중” 등 메시지를 표시하며 서버를 옮겨받는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만 현재는 시범 운영 단계다. 현장 관계자는 “이러한 로봇이 상용화되면 데이터센터의 운영 업무 효율을 30~50% 정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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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넘어 인텔리전스센터 시대”
이상준 네이버클라우드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는 이날 투어 직후 간담회를 통해 “데이터센터는 이제 인텔리전스 센터로 진화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며 각 세종의 역할을 강조했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단순히 데이터 저장용 인프라였다면, AI 데이터센터는 한 단계 더 나아가 AI를 위한 지능형 인프라로 발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CIO는 “몇 년 전만 해도 GPU 확보 자체가 과제였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GPU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지가 중요해졌다”며 “네이버클라우드는 오랜 기간 네이버 자체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AI 활용에 필요한 풀스택 기술을 내재화했다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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