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임나래 기자]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번복되며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발표한 ‘주택담보대출 대환 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40% 적용’ 방침을 불과 이틀 만에 기존 70%로 되돌렸다.
은행권은 “정책이 바뀔 때마다 전산 시스템을 다시 개발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혼선을 호소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즘 주담대의 대부분이 모바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전산 검증 과정이 필수인데, 정책이 하루 만에 뒤집히면 시스템 혼선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정책 변경의 속도에 실수요자 피해도 누적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이모씨(36)는 “이자 절감 차원에서 대환을 추진했지만, LTV 40% 적용 소식에 차액 상환 부담이 커져 포기했다”며 “며칠만 기다렸으면 됐을 일인데 결국 시간과 수수료만 날렸다”고 토로했다.
마포구의 박모씨(44)도 “규제 완화 전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급히 원금을 상환했는데, 며칠 만에 다시 70%로 바뀌었다”며 “갚지 않아도 될 돈을 무리하게 상환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제 가능하던 일이 오늘은 불가능해지는’ 혼란 속에 실수요자들은 금융 계획을 세우기조차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은행권 역시 잦은 번복으로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변경된 규제의 적용 시점이 불분명해 고객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며 “현재는 일단 접수를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혼선의 근본 원인을 ‘정책 일관성 부재’에서 찾는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자주 바뀌면 실수요자들이 불확실성을 우려해 관망세로 돌아설 수 있다”며 “정책 변동성이 시장 불안과 리스크 인식을 키워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완화냐 강화냐보다 중요한 건 예측 가능성”이라며 “빈번한 번복은 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정책 효과를 약화시킨다”고 덧붙였다.
결국 정부는 시장에 “이번엔 다르다”는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향후 대책 수립에서 ‘속도보다 신중함’을 강조한다. 규제와 완화의 균형을 유지하되, 최소한의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정책 신뢰 회복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인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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