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바른손이앤에이
작은 영화이지만 울림은 거대하다.
윤가은 감독의 신작 ‘세계의 주인’이 평단의 극찬과 관객의 입소문을 등에 업고 극장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영화가 주는 감동에 공감한 배우들이 자발적으로 상영회를 개최하는 이례적 풍경도 연출돼 눈길을 끈다.
22일 개봉한 ‘세계의 주인’은 독립·예술영화 상영관을 중심으로 소규모 상영 중임에도 불구, 개봉 닷새만에 3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 주말(24~26일) 극장 전체 좌석 비중은 2.4%에 불과했지만 판매율은 13.8%를 기록하며 현재 상영작 중 ‘좌석 점유율 대비 판매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저력의 기반은 호평에 있다. CGV 실관람객 평점 98%로 상영작 가운데 최고점을 기록했으며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에서도 각각 9.6점과 9.3점을 받았다. 왓챠피디아와 네이버 영화 등에서도 “올해 최고의 한국 영화”라는 한줄평이 쏟아졌다.
SNS 및 영화 관련 커뮤니티를 매개로 관객이 직접 나서 ‘스포일러 방지 캠페인’을 벌이고도 있다. ‘세계의 주인’은 속을 알 수 없는 여고생 주인(서수빈)이 어느날 발신인을 알 수 없는 쪽지를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서사의 중심에 주인공의 비밀과 발신인의 정체가 놓여 있는 만큼, 관객들은은 “아무 것도 모른 채 봐야 진짜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며 감상평은 공유하되 결말은 철저히 함구하는 관람 매너 운동을 벌이고 있다.
오랜만에 등장한 작지만 강력한 이 독립영화를 위해 스타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김혜수, 송은이, 김태리, 김의성, 류현경, 고아성, 박정민 등은 각자 상영관을 빌려 관객을 초대하는 자발적 상영회를 잇달아 개최했다.
개봉 전부터 ‘세계의 주인’은 이미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았다. 한국 영화 최초로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한한령 속에서도 중국 대형 배급사와 계약을 맺는 성과를 냈다.
토론토국제영화제의 수석 프로그래머 지오바나 풀비는 영화에 대해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내밀한 가족 관계 속에서 회복력과 주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깊이 있게 그려낸 수작”이라고 극찬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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