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김현수 기자]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이적은 잘못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1998년생 리버풀 ‘성골 유스’ 출신 아놀드. 2004년 리버풀 FC 아카데미에 입단 후 지난 시즌까지 20년 넘게 뛰었다. 특유의 부드러운 발밑과 킥력을 바탕으로 9시즌 간 352경기 23골 86도움을 기록, 리버풀 라이트백 자리를 공고히 지켰다. 팬들은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와 같은 원클럽맨으로 남길 원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새 둥지로 옮겼다. 행선지는 ‘갈락티코 군단’ 레알 마드리드. 일전 “리버풀에서 뼈를 묻겠다”라는 발언과 달리 이적을 택하자, 논란이 됐다. 여기에 팀에 큰 이적료를 안겨주기는커녕 자유계약으로 떠난 아놀드에 리버풀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아놀드는 레알 이적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아놀드는 레알 이적을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확고한 주전이었던 리버풀 시절과 달리 레알은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클럽이기 때문. 이로 인해 출전 시간은 이전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
영국 ‘TBR 풋볼’은 27일(한국시간) “이번 시즌 아놀드는 레알에서 단 세 경기만 선발로 출전했으며, 챔피언스리그 마르세유전에서는 단 5분 만에 교체됐다. 리그에서도 햄스트링 부상 전까지 단 한 경기도 완주하지 못하며 단 151분만 소화한 상태다”라고 전했다.
아놀드는 리버풀 시절, 수비수로서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최다 어시스트 13개, 통산 수비수 최다 어시스트 64개를 올릴 정도로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했다. 다만 레알에서는 아직 그런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아놀드는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론소 감독 입장에서 현재 공수 모두 아쉬운 활약인 아놀드를 중용할 명분이 없다. 여기에 부상까지 겹치며 입지는 불투명해졌다.
결국 아놀드는 엘 클라시코에서도 끝내 벤치를 지켰다. 선발로는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나왔고 후반 교체 투입한 선수는 카르바할이었다. ‘빅 매치’에서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은 아놀드가 아직 레알에서 확실한 주전 자리를 굳히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레알 입단 후, “꿈이 이루어진 것 같다. 여기에 오게 되어 정말 기쁘고 자랑스럽다. 레알에서 내 플레이를 보여주며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며 각오를 밝힌 아놀드. 그러나 우승하기 전에 플레이를 보여줄 기회조차 부족하다. 앞으로 보다,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알론소 감독의 선택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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