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모델 경쟁이 심화되며 전 세계 곳곳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일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선 막대한 전력 소모·소음 등 문제를 우려해 데이터센터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빅테크들은 현재 미국 전역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직후 시작된 AI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의 일환으로 오픈AI와 오라클, 소프트뱅크 등 기업들은 미국에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첫 데이터센터는 텍사스주 애빌린에 들어선다.
예상 전력 용량은 원전 1기에 맞먹는 1.2GW(기가와트)에 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데이터센터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는 빅테크들도 자체적인 AI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글은 2026년까지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 인프라 확장을 위해 90억 달러(약 12조5000억 원)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지난 8월 발표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체스터필드 카운티에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등 지역 사업을 확장한다고 밝혔다. 버지니아주에 새로 구축되는 데이터센터는 완공까지 18개월에서 24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지난 6월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200억 달러(약 27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이번 투자로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 공급망에서 수천 개의 일자리를 지원하는 동시에 최소 125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타가 루이지애나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500억 달러(약 70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간 메타는 해당 시설에 약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만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으로 실제 투자 규모가 이보다 훨씬 큰 규모임이 드러났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 9월 위스콘신주 마운트 플레전트에 40억 달러(약 5조 5000억원)를 투자해 지역 내 두 번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운드 플레전트에 구축 중인 첫 번째 데이터센터는 2026년 초 가동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가 지역에 들어설 경우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센터 건립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xAI가 테네시주 멤피스에 건설하는 데이터센터를 놓고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은 막대한 전력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전력난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AI 분야에서 미국은 2030년까지 전력의 약 8%를 AI 개발에 사용할 것으로 추산된다. 2023년부터 2030년 사이에 미국 내 데이터센터들의 전력 수요가 47GW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데이터센터의 소음·냄새·빛공해 때문에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매너서스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케이 리처즈는 10여 년 전 남편과 함께 현재 살고 있는 곳으로 이주했다. 그때만 해도 데이터센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나무가 많은 작은 동네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자택 반경 1마일(1.6㎞) 이내에 다양한 회사의 데이터센터 14개가 위치해 있다.
리처즈는 끊임없이 윙윙거리는 소음과 기름 냄새 때문에 뒷마당에 나가는 것조차 힘들다고 전했다.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나무를 많이 베어냈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리처즈는 "동네 어딜 돌아다녀도 데이터센터가 있는 느낌이 든다"라고 토로했다.
빛공해로 인한 고통도 호소했다. 리처즈는 "데이터센터의 불빛이 주방으로 직접 비춘다. 여름에는 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겨울에는 마치 누군가 창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것과 같다"라고 덧붙였다. 리처즈는 추가적인 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과 뜻을 모으고 있다.
데이터센터 냉각을 위한 과도한 용수 사용 문제를 지적하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반발이 커지면, 트럼프 정부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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