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잠실)=류정호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안방마님 박동원이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차전 부진을 완벽히 씻어냈다.
박동원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에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첫 타석에서는 2타점 2루타를, 두 번째 타석에서는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LG의 13-5 역전극을 이끌었다.
1회 초 4점을 내준 LG는 2회 말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 들어선 박동원은 한화 선발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강타해 유격수 옆을 뚫는 좌중간 2루타를 때렸다.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자 그는 2루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LG는 이 회에만 안타 5개와 볼넷 1개를 묶어 5점을 뽑으며 단숨에 5-4로 역전했다.
3회 말에는 박동원의 방망이가 또 한 번 불을 뿜었다. 2사 1루에서 류현진의 시속 128㎞ 체인지업을 통타해 시속 169㎞로 날아간 비거리 117.9m짜리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동원은 함성에 휩싸인 잠실구장을 천천히 돌며 특유의 여유 있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박동원의 홈런으로 LG는 7-4로 달아났고, 결국 13-5로 완승했다.
박동원은 2023년 KT 위즈와 맞붙은 당시 한국시리즈에서도 두 차례 홈런을 기록하며 데일리 MVP를 차지한 바 있다. 특히 당시 2차전에서는 8회 말 역전 투런포로 승부를 뒤집었다. 올해 2차전 데일리 MVP는 문보경에게 돌아갔지만, LG의 2연승을 만든 숨은 주역은 단연 박동원이었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 나선 박동원은 홈런 상황을 돌아보면서 “너무 좋다. 오늘은 점수가 많이 나올 것 같았다”며 “점수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실점이 많은 상황이었다. 상대가 따라오기 전에 도망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체인지업을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노린다고 실투가 온다는 보장은 없다. 오늘은 운이 따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동원은 이번 홈런과 승리에 ‘우주의 기운’이 따르는 것 같다고 술회했다. 그는 “류현진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까지 등판한 한국 역사상 최고의 투수다. 커맨드가 좋은 투수라 실투가 아니면 공을 치지 못한다고 봐야 한다”며 “우주의 기운이 온 것 같다. 정규시즌 막판 타이브레이크를 해야 했는데, 하지 않고 시즌을 끝냈다”고 미소 지었다.
박동원은 데일리 MVP가 유력했으나 상은 문보경에게 돌아갔다. 이에 박동원은 “오늘 상패를 들고 사진 한 번 찍나 했다. 하지만 (문)보경이는 못 이기겠다. 보경이가 조만간 8할 넘게 칠 것 같다. 너무 잘 친다”며 웃었다. 이어 취재진이 “데일리 MVP는 취재진이 뽑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하자, 박동원은 “김시진 전 감독님이 뽑는 걸 알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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