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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9월말 IP담보대출 잔액은 1조 3587억원으로 작년 말(1조 3360억원)에 비해 227억원 증가했다.
작년 말부터 올해 8월 말까지 5대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59조 2071억원에서 156조 6658억원으로 2조 5412억원 감소했다. 전체 기술신용대출 추이를 고려할 때 은행들이 IP담보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한 것이다. 지난해 기술신용평가(TCB) 제도 개선 후 은행들은 기술금융의 양적 팽창 대신 질적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 최근에는 K-컬처의 글로벌 위상과 상품 경쟁력이 모두 높아지면서 은행도 IP담보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과 손 잡고 총 1000억원 규모의 보증서를 공급하기로 했다. 글로벌 콘텐츠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지원하는 등 콘텐츠 기업 금융지원을 강화한다.
신한은행은 특허권을 가진 기술기업을 대상으로 IP금융을 늘리고 있다. 올해 초 기술보증기금과 협약을 맺고 300억원 상당의 보증서를 지원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체 IP 가치평가와 외부기관 평가를 병행하고 있다. 유망 IP를 보유하고 있지만 부동산 등 담보가 부족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기업을 발굴해 맞춤형 IP담보대출을 지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근 ‘예술과 금융의 결합’을 내세우고 있는 하나은행에서는 신보와 손잡고 영화·게임·캐릭터·음악 등 문화상품을 제작하는 중소기업에 대출을 활성화하고 있다. 기보의 보증서를 받은 문화콘텐츠 제작기업에 특별출연 협약보증 대출을 내주고, 문화콘텐츠 기업 운전자금대출에 대한 이차보전을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특허청 산하 지역지식재산센터 협약을 통해 우수 IP 보유 기업에 여신을 지원하고 있다.
K-콘텐츠 기업 금융지원과 동시에 은행이 브랜드 홍보에 K-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웹툰 작가 ‘키크니’와 협업해 전세사기 피해예방 웹툰 콘텐츠를 제작해 공익 캠페인을 펼쳤다. 우리은행은 쿠팡플레이 웹드라마 ‘직장인들’과 협업해 제작한 에피소드 SNS 누적 조회수 3500만회를 넘어섰고 개그우먼 이수지가 운영하는 ‘핫이슈지’와 함께 알뜰폰 브랜드 우리WON모바일을 홍보했다.
은행이 IP 담보대출에 나서는 것은 이재명 정부에서 K-문화 진흥책을 대대적으로 펼칠 예정인 데다 고부가가치 IP를 담보로 해 리스크 관리에도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핵심 금융정책인 생산적 금융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점 또한 은행이 IP 담보대출과 관련 금융지원을 늘리는 이유다. 일반적인 도·소매 기업은 기술신용평가에서 혁신성이나 미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기 어렵지만 특허권, 저작권 등 지식재산은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담보로 인정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체 IP 가치평가 활성화를 위해 기존에는 예상 가치평가금액이 일정금액을 초과하면 외부감정을 의뢰했는데 지난해부터 자체적 역량을 활용해 내부 가치평가를 수행하고 있다”며 “자체 데이터가 쌓여 더욱 신속하게 IP 담보대출을 심사·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IP담보대출
특허권, 저작권 등 지식재산을 담보로 은행, 정책금융기관 등을 통해 자금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은행권에서는 생산적금융(기술금융) 중 하나로 IP담보대출 활성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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