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새 이정표를 세웠다. 코스닥지수도 1년 8개월 만에 900선을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5원 이상 하락했지만, 미국의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요구와 무역 협상 불확실성이 하단을 지지하며 1430원대 아래로 내려가지는 못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7%(101.24포인트) 오른 4042.83에 마감했다. 장 초반 3999.79로 출발한 코스피는 곧바로 400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2.22% 상승한 902.62로 장을 마치며, 2023년 4월 1일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900선을 회복했다.
이번 증시 강세는 미·중 간 무역합의 진전,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 기업 실적 개선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주말 사이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희토류 등 핵심 이슈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이달 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과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됐다. 투자 심리가 살아나며 간밤 다우존스, S&P500, 나스닥 등 뉴욕 주요 3대 증시는 모두 사싱 괴초기를 경신했다.
환율은 다소 안정세를 보였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5.4원 하락한 1431.7원으로 마감했다.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과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에 따른 영향이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967억 원, 코스닥에서 257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다만,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의 한·미 간 무역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은 환율 하단을 지지했다. 특히, 미국이 요구한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가 현실화될 경우, 환율의 상방 압력에 대한 경계심도 반영됐다.
이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은 외신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시간표, 우리가 어떻게 손실을 공유하고 배당을 나눌지 이 모든 게 여전히 쟁점"이라며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의 주요 내용에 대한 양국 간 논의가 아직 교착 상태라고 밝혔다.
내국인의 해외 투자 증가 역시 구조적인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는 환율 하락 요인이지만,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더 큰 영향을 미치면서 환율 진정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8월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액은 886억5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액(205억3000만 달러)의 약 4.3배에 달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월 금통위에서 "내국인의 해외 증권 투자가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 실적, 금리, 정책의 네 가지 요소가 모두 맞아떨어지며 역사적인 4000포인트 돌파가 가능했다"며, "환율은 APEC 회담 중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으로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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