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2(2부) 인천 유나이티드가 단 한 시즌 만에 K리그1(1부) 무대로 돌아왔다. 강등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선 인천은 ‘생존왕’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저력을 보여줬다.
인천은 26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경남FC를 3-0으로 완파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전날 수원 삼성이 전남 드래곤즈와 비기고, 이날 인천이 승리하면서 남은 3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승점 10차로 격차를 벌려 조기 우승했다. 이로써 인천은 2024시즌 K리그1 최하위로 자동 강등된 지 불과 한 시즌 만에 다이렉트 승격을 이뤄내며 2026시즌부터 다시 1부 무대에 선다.
1년 전 같은 장소에서 눈물을 흘리며 강등의 아픔을 겪었던 인천은 올가을 환호와 기쁨의 눈물로 ‘해피 엔딩’을 완성했다.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인천은 매 시즌 강등 위기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으며 ‘잔류왕’, ‘생존왕’이라는 별칭을 얻었고,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강등을 경험하지 않은 자존심도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해 강등으로 그 타이틀이 깨졌고, 이번 우승으로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았다.
이번 승격의 중심에는 윤정환 감독이 있었다. 지난 시즌 K리그1 최하위로 추락한 뒤 구단은 프런트와 코치진을 대대적으로 교체하며 리빌딩에 나섰다. 창단 첫 2부 강등의 책임을 지고 전달수 대표가 물러났고, 심찬구 임시대표 체제에서 윤정환 감독이 새롭게 선임됐다. 시즌 초 윤정환 감독은 “우리가 독보적으로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그 약속을 정확히 지켰다.
윤정환 감독은 울산 HD, 강원FC와 일본 사간 도스, 세레소 오사카, 제프 유나이티드 이치하라 치바, 태국 무앙통 유나이티드 등 다양한 무대에서 지도력을 검증받은 지도자다. 특히 2024시즌 강원을 K리그1 2위로 이끌고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직후 인천 지휘봉을 잡아 더 주목받았다.
그의 지휘 아래 인천은 시즌 초부터 독주 체제에 돌입했다. 3월 15일 서울 이랜드전부터 6월 29일 김포FC전까지 석 달 동안 8연승을 포함한 15경기 무패(12승 3무) 행진을 달렸다. 4월은 전승했고, 4월 13일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윤정환표 인천은 공격과 수비의 완벽한 균형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36경기에서 65득점(리그 2위), 27실점(리그 최소)으로 골 득실 +38을 기록했다. 좋은 경기력을 바탕으로 인천은 올 시즌 단 한 번도 연패를 기록하지 않는 안정된 경기력을 유지했다.
인천의 조기 우승 원동력은 ‘1부 수준’의 선수단 대부분이 잔류했다는 점이다. 강등팀은 주전 이탈로 전력 누수가 크다. 하지만 인천은 핵심 윙백 최우진(전북 현대)을 제외하면 주요 전력이 그대로 남았다. 공격진은 득점 선두 무고사(33경기 20골)가 맹활약했고, 제르소(35경기 12골 10도움)는 팀과의 의리를 지키며 공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바로우가 합류해 측면 공격이 더 강해졌다. 박승호를 비롯한 신인과 이명주·신진호·김도혁 등 베테랑의 조화도 적절히 이뤄졌다. 여름에는 국가대표 골키퍼 김동헌이 전역 후 합류하며 수비 안정감이 한층 강화됐다.
K리그2는 한 번 빠지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늪’으로 통한다. 수원, 전남, 성남FC 등 과거 명문 구단들도 장기 침체를 겪고 있다. 최근 10년간 김천 상무, 대전 하나 시티즌, 제주 SK, 광주FC 정도만이 강등 후 1년 만에 1부로 승격했다. 그만큼 인천의 승격은 드문 사례이며,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의 전통을 다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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