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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개막…트럼프發 보호무역 대응 목소리 낼 수 있을까
27일 APEC 정상회의 주간은 이틀간 진행되는 APEC 최종고위관리회의(CSOM)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열었다. 21개 회원국 정상과 고위관리, 경제인 등이 참석하는 정상회의 주간은 27~28일 CSOM, 28~31일 최고경영자(CEO) 서밋, 29~30일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를 거쳐 31~11월 1일 정상회의로 구성된다.
정부는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다음 달 1일 회원국의 의견 일치(컨센서스)를 통해 도출할 경주선언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외교가에 따르면 나라별로 정상 선언에 들어갈 문구를 놓고 최종 의견 교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지난 26일께부터 각 대표단 실무진이 문안을 파악하고 최종문구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선언의 관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확산 흐름 속에 자유무역 질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을지 여부다. 지난해 페루, 2023년 미국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간 무역체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이 도출된 바 있다.
이미 글로벌 자유무역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산업계의 거물들도 경주에 모여들고 있다. ‘인공지능(AI) 황제’로 불리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비롯해 매트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사미르 사마트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 사장 등이 미국 빅테크를 대표해 CEO 서밋 현장을 찾는다. 뿐만 아니라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J&J) 회장 등도 참석한다. 중국 빅샷도 방한한다. 중국 최대 e커머스 JD닷컴의 리우창동 회장을 비롯해 쩡위췬 CATL 회장, 리판룽 시노켐 회장, 거하이자오 중국은행 이사장 등의 참석도 확정됐다.
미국의 관세압박이 심화하는 가운데 개방된 무역·투자를 목표로 결성된 태평양 공동체 APEC이 어떻게 공동 대응을 하고 방향을 세울 것인지를 담은 경주선언이 도출된다면 그 의미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주선언은 이 외에도 공급망 안정, 디지털·AI 협력, 인구구조 변화 대응 등의 내용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정상회담에 ‘경주선언’ 운명도 걸려
다만 조현 외교부 장관은 ‘자유무역’에 관한 문구에 대해 큰 기대는 삼가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조 장관은 지난 23일 한 방송에 출연해 경주 선언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지켜나가기 위한 원칙이 포함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자유무역 복원과 같은 그런 선언은 나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 논리를 기반으로 보호무역을 펼치고 있는 만큼, ‘자유무역 질서’에 방점을 찍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결국 30일 김해공항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 성과에 따라 경주선언의 강도 역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이 자리에서 대중국 관세는 물론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펜타닐 밀매 문제,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 문제 등을 다룬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면 경주선언 역시 합의 도출이 쉬울 것이고, 미중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속 빈 강정’의 선언이 도출되거나 최악의 경우 2018년 파푸아뉴기니 회의처럼 공동선언이 무산될 수도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의장국으로서 APEC에서 선언문을 만들려고 하는데, 미중 협의가 잘 되면 그것(경주선언 작성)도 좀 용이해질 것”이라며 “경주 선언이 나오도록 노력하고 있고, 미중 사이 조정 역할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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