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김도하 기자] 불과 17세 나이로 '프로당구(PBA) 투어 챔피언'에 등극했던 김영원(18·하림).
지난 시즌에 프로 최정상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PBA 챔피언'의 반열에 올라섰던 김영원이 올 시즌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 6차 투어 '휴온스 PBA 챔피언십'에서 전 경기 애버리지 2점, 3점대로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올라와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쳤다.
김영원은 26일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6차 투어 '휴온스 PBA 챔피언십' 16강전에서 애버리지 3.462의 맹타를 휘둘러 응오딘나이(베트남·SK렌터카)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영원은 128강전부터 전 경기를 2점대로 승리를 거두며 16강까지 올라왔고, 이날 경기에서는 응오딘나이를 상대로 대회 최고 기록이자 자신의 공식 경기 최고 기록 애버리지 3.462를 작성했다.
종전 김영원의 최고 애버리지는 2.700. 지난 시즌에 김영원은 정규투어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고, 자신의 최고 애버리지를 작성하는 등 PBA 1부 투어 정식 데뷔 시즌에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왕중왕전까지 9차례 투어에 출전하면서 결승 2회, 4강 1회, 8강 1회, 16강 2회 등 6번이나 상위 라운드에 올라갔다.
김영원의 시즌 애버리지는 1.605로 1.7대의 톱랭커들 몇 명을 제외하고 국내외 정상급 선수들의 1.5보다 한참 높았다.
이번 시즌에는 6차 투어까지 애버리지 1.705를 기록하며 1.6대에 머물고 있는 '3쿠션 레전드'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와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이상 웰컴저축은행)를 앞지르고 있다.
2007년생인 김영원은 아직 나이가 어리지만, 프로 경력은 어느덧 4년 차다. 21-22시즌 드림투어(2부) 마지막 6차전에서 처음 프로 무대에 출사표를 던졌던 김영원은 출발부터 남달랐다.
당시 만 14세에 불과했던 김영원은 64강에서 윤계한을 하이런 13점의 장타를 앞세워 14이닝 만에 35:28로 꺾으며 애버리지 2.500을 기록했다.
구력이 김영원보다 훨씬 많은 2부 선수들과의 승부가 결코 만만치 않은데, 주니어 레벨의 김영원처럼 애버리지 2점대로 승리를 거두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이처럼 떡잎부터 남다른 모습을 보였던 김영원은 다음 22-23시즌에 챌린지투어(3부) 3차전 32강에서 유일천에게 13이닝 만에 30:7로 승리하며 이때도 하이런 13점과 애버리지 2.308을 기록했고, 사상 처음 4강까지 입상했다.
김영원의 성장은 다음 23-24시즌에도 계속됐다. 드림투어로 올라간 김영원은 3차전 4강에 이어 4, 5차전을 연속 결승에 진출하며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다.
결국, 만 16세의 김영원은 2부 투어 정상을 노크하며 다음 24-25시즌에 1부 투어 출전권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24-25시즌에 1부 투어로 정식 승격된 김영원은 점점 날개를 활짝 펼쳤다. 김영원의 1부 투어 등장으로 세계 당구계는 전례 없는 놀라운 일을 경험했다.
당시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에서 김영원은 무라트 나지 초클루(튀르키예·하나카드)와 황득희(에스와이), 부라크 하샤시(튀르키예·하이원리조트) 등을 꺾고 결승에 진출하며 3쿠션 역사상 처음 10대 선수의 메이저대회 우승 도전을 목격했다.
결승에서 강동궁(SK렌터카)에게 2-4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결승전 역시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강동궁을 상대로 애버리지 1.757을 치며 선전을 펼쳤다.
다음 2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까지 돌풍을 몰고 간 김영원은 초클루와 신정주(하나카드), 김무순 등 베테랑 선수들을 하나둘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6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다시 8강에 올라온 김영원은 응우옌꾸옥응우옌(베트남·하나카드)와 풀 세트의 명승부를 펼치며 3-2로 승리했는데, 이때 자신의 최고 애버리지인 2.700을 기록했다.
당시 경기에서 패배한 응우옌꾸옥응우옌이 애버리지 2.316을 치고도 세트마다 김영원의 10점, 9점, 8점 등 장타에 막혀 쓸쓸히 퇴장했다.
준결승에서는 'PBA 최강자'인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를 세트스코어 4-2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고, 마침내 결승에서 오태준(크라운해태)을 4-1로 제압하며 17세의 나이로 최연소 프로당구 챔피언에 등극했다.
김영원은 7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까지 4강에 진출, 데뷔 첫 시즌부터 프로당구 최강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다음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과 왕중왕전 'SK렌터카-제주 월드챔피언십'에서 김영원은 모두 16강까지 올라왔다.
이러한 활약으로 1부 투어 정식 데뷔 시즌을 PBA 랭킹 4위로 마친 김영원은 이번 25-26시즌 활약이 기대됐다.
그러나 3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까지 모두 128강과 64강에서 패배를 당해 부진했고, 4차 투어 '에스와이 챔피언십'에서 16강에 올라왔다가 5차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은 64강에서 서현민(에스와이)에게 1-3으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누구보다도 화려하게 1부 데뷔 시즌을 보낸 김영원은 5차례 정규투어가 진행되는 동안 최고 성적이 16강(1회)에 그치면서 주춤하는 듯했다.
이번 6차 투어에서도 김영원의 활약은 불투명했는데, 128강부터 애버리지 2.368로 전재형을 3-0으로 꺾더니 64강에서는 원호수를 애버리지 2.071과 하이런 11점 장타를 앞세워 3-1로 제압하고 32강에 진출했다.
전날 32강에서 최원준1(에스와이)을 상대로 애버리지 2.364와 하이런 11점의 맹타를 휘둘러 제압한 김영원은 이번 경기에서 응오딘나이를 사상 처음 3점대 애버리지로 꺾어 통산 5번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영원은 27일 오후 5시에 열리는 6차 투어 8강전에서 자신보다 43살이나 많은 사이그너를 상대로 통산 4번째 준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사이그너는 1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마르티네스에게 5세트를 0:10에서 11:10으로 뒤집는 저력을 보여주며 8강에 올라왔다.
김영원과 사이그너의 승부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원은 PBA 팀리그 이번 시즌 경기에서도 사이그너와는 대결하지 못했고, 산체스와는 1승 1패를 거뒀다.
정규투어에서는 마르티네스와 에디 레펀스(벨기에·SK렌터카), 무라트 나지 초클루(튀르키예·하나카드) 등을 꺾은 바 있다.
과연 김영원이 8강에서 첫 맞대결을 벌이는 사이그너를 꺾고 준결승에 올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Copyright ⓒ 빌리어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