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가 자체 개발한 말 유전자 분석 기술 ‘K-NICKS(케이닉스)’를 통해 선발·육성한 세계 정상급 경주마 ‘닉스고(Knicks Go)’의 국내 도입을 공식 발표했다. 닉스고는 올해 12월 말부터 한국마사회 제주목장에 입식돼 내년 교배 시즌부터 씨수말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 과학기술 기반 말 선발 시스템 ‘K-NICKS’
K-NICKS는 말의 DNA 유전정보, 혈통, 경주 기록을 종합 분석해 유전능력을 평가하는 한국마사회 고유의 선발 기술로 전통적인 경험 중심의 선발 방식과 달리, 데이터 분석을 통해 우수한 개체를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마사회는 2017년 미국 킨랜드 1세마 경매에서 K-NICKS를 활용해 상장마 1천794두 중 닉스고를 선발했다. 구입가는 8만7천달러(약 1억원)이었으며 닉스고는 이후 브리더스컵 클래식(G1), 페가수스 월드컵(G1) 등 주요 G1 경주에서 5승을 거두고 2021년 세계 경주마 랭킹 1위에 오른 바 있다. 통산 성적은 25전 10승, 총 수득상금은 925만달러(약 130억원)에 이른다.
■ 검증된 씨수말…한국형 말산업 혁신 모델 확립
닉스고는 은퇴 후 미국 테일러메이드 목장에서 씨수말로 전환해 첫 자마 세대를 배출했다. 그의 자마 ‘유잉(Ewing)’이 올해 8월 사라토가 스페셜 스테익스(G2)에서 우승하며 첫 블랙타입 승리를 거두었다. 이에 따라 닉스고는 현재 미국 ‘퍼스트 크롭 사이어(First-Crop Sire)’ 랭킹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이번 닉스고 도입을 통해 국내 기술로 선발한 말이 세계 무대에서 검증된 뒤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구조를 완성했다. 이는 고비용의 씨수말 수입에 의존하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낮은 비용으로 우수 개체를 조기에 확보하고 세계 수준의 혈통을 국내 생산 기반에 연결하는 선순환 모델로 평가된다.
특히 닉스고의 도입은 ▲국내 생산농가의 경쟁력 강화 ▲경주마 가치 상승 ▲농가 소득 증대 등 국내 말산업 전반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우리 기술로 발굴한 세계 챔피언, 한국으로 돌아오다
세계 챔피언의 귀환이 한국 말산업의 새 전환점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닉스고는 미국과 한국의 검역 절차를 마친 뒤 올해 12월 제주목장에 도착해 2026년 교배 시즌에 투입될 예정이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닉스고의 국내 도입은 단순한 말 수입이 아니라, 우리 기술이 세계 무대에서 성과를 입증하고 돌아온 의미 있는 사례”라며 “세계 정상급 혈통이 국내 경주마 생산 기반과 직접 연결돼 ‘제2의 닉스고’를 한국에서 길러내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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