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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실에 따르면, 금감원의 핵심 분석조직인 ‘금융상황분석팀’은 전임 이복현 금감원장의 외부행사 이미지 연출을 위한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다. 기관 내부의 금융전문조직이 사실상 원장 개인의 ‘정치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한 셈으로, 감독기관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상황분석팀은 금융감독원 조직관리규정에 따라 금융회사 애로사항 수렴과 산업 발전 저해요인 분석을 담당한다. 그러나 해당 문건에는 “패션도 정치다. 티셔츠에 담긴 메시지”라는 제목과 함께 “원장님 외부행사 시 티셔츠 문구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안이 가능하다”는 문장이 포함돼 있었다. 금융정책이나 감독 기능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으로, 금융산업 분석 대신 기관장 개인의 이미지 전략을 다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1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도 금융상황분석팀 운영 실태가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당시 “과거 정보팀 명칭만 바뀐 조직으로, 원장 지시 아래 불필요한 정보수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팀이 제 기능을 벗어나 조직적으로 원장 중심의 활동을 수행해 왔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특히 금감원 조직도에 따르면 금융상황분석팀은 팀장을 제외한 모든 직원의 직무가 ‘금융관련 동향 수집 및 분석’으로 동일하게 기재돼 있다. 다른 부서에 비해 업무 구분이 불투명해 “검찰총장 직속 범정실처럼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 의원은 “금융현안 분석 조직이 기관장 홍보에 동원됐다면 금감원의 근간을 훼손한 행위”라며 “금융상황분석팀의 문건 작성 경위와 과거 활동 전반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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