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오랜 기간 신분 없이 지내던 한 행려환자가 서울 영등포구의 도움으로 65세의 나이에 처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주민등록증을 손에 쥐었다.
27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A(65)씨는 지난 2020년 영등포구 거리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응급치료를 받은 뒤 인천 남동구의 한 요양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주민등록을 하지 않아 그동안 통장 개설이나 병원 진료, 투표, 취업 등 기본적인 사회활동조차 할 수 없었다.
이에 영등포구청 생활보장과는 A씨가 입원해 있는 병원을 여러 차례 방문해 지문 채취 등 사실조사와 신원 조회를 하며 꾸준히 상담을 이어갔다.
이후 인천 남동구의 한 주민센터와 협력해 주민등록 절차를 추진하고,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등 실질적인 복지 지원을 함께 진행하며 사회 복귀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8월 주민센터를 직접 찾아 주민등록을 마친 A씨는 "건강이 회복되면 사회에 나가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며 "내 이름으로 된 통장을 갖게 될 줄을 몰랐는데, 이렇게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영등포구로부터 사실조사를 거쳐 주민등록 재등록과 기초생활수급, 의료급여 신청 등 맞춤형 행정지원을 받은 행려환자는 A씨를 포함해 총 4명이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세심히 살피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따뜻한 복지행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