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7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정상외교 슈퍼위크’의 막을 올렸다. 캄보디아·말레이시아와의 연쇄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주 후반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까지 숨가쁜 글로벌 외교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이번 순방의 핵심 키워드는 ‘신뢰’와 ‘연대’, 그리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다. 이 대통령은 아세안과의 협력을 통해 ‘포용적 외교’의 초석을 다지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과의 첫 대면으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협력 네트워크 재정비’에 나선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역내 안정을 위해 아세안의 지지를 요청하며, 미래 산업·기후·디지털 등 신성장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캄보디아 훈 마넷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최근 국제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온라인 스캠(사기) 등 초국가 범죄 대응 공조를 핵심 의제로 다뤘다. 이 대통령은 “디지털 시대의 범죄는 국경이 없으며, 인류 공동의 협력이 필요한 문제”라며 “캄보디아와 긴밀한 정보공유 및 공조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무역·투자·인프라·방산 분야까지 아우르는 ‘실질 협력 패키지’가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아세안은 한국의 제2의 교역 파트너로, 상호 호혜적 협력의 범위를 전략적 수준으로 격상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순방 첫날인 26일에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가 있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제는 ‘한국 사람인가?’라는 질문이 부러움과 존경의 의미로만 들리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국민 자존의 외교를 천명했다.
또한 재외국민 투표권 보장과 제도 개선 의지를 재확인하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의 얼굴”이라며 ‘국민이 외교의 주체’임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말레이시아 각계 동포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한복 차림의 김혜경 여사와 함께 현지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아리랑’ 연주가 울려 퍼졌다.
이 대통령은 아세안 일정을 마친 직후 곧바로 귀국해 29일 열릴 한미 정상회담과 31일부터의 APEC 정상회의 준비에 돌입한다.
이번 한미 회담은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펀드와 관련한 관세 협상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미국 측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찬을 제안한 가운데, 협상 타결의 가능성에도 기대감이 모인다.
30일에는 경주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으며, 이 자리에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차례로 참석할 예정이다.
한일 관계, 한중 관계 모두 새 지도부와의 ‘리셋 외교’를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주는 한·미·중·일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만나 세계 질서의 교차점을 새로 그리는 시점”이라며 “이 대통령의 외교 행보는 한국의 주도적 외교와 실질적 이익을 동시에 실현하는 ‘균형 외교’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국민과 함께 쓰는 진짜 대한민국의 외교’를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연이은 회담과 발언은 단순한 정상 간 교류를 넘어, 한국이 글로벌 신뢰의 중심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외교적 전환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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