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실점→4실점’ 수치로 드러난 강원의 후반 리스크… 결국 사령탑에게 향한 성난 팬심 [케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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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실점→4실점’ 수치로 드러난 강원의 후반 리스크… 결국 사령탑에게 향한 성난 팬심 [케현장]

풋볼리스트 2025-10-27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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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전후반 극명한 경기력 차를 보여 온 강원FC 이날도 후반 역전패를 당했다. 결국 성난 팬심의 화살이 정경호 감독에게 향했다.

26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34라운드를 치른 강원이 FC서울에 2-4 역전패를 당했다.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에서 패배한 강원은 5위 서울과 승점 4점 차로 벌어졌다.

강원의 후반전 약세가 수치로 증명됐다. 올 시즌 정 감독의 강원에 가장 큰 고민거리는 전후반 경기력 차였다. 최근 경기에서 정 감독의 구상과 철학이 잘 드러난 전반전과 달리 유독 강원은 후반전만 되면 위태로운 경기력을 일관하는 경우가 잦았다. 당장 최근 4경기만 짚더라도 강원의 후반 실점률이 우상향을 그렸다.

4경기 동안 1실점에서 4실점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5일 FC안양전 후반 29분 김건희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13분 뒤 골키퍼와 수비 사이의 소통 오류로 김보경에게 불필요한 동점골을 내줬다. 18일 대구FC전에서는 전반전 이상헌과 서민우의 연속골로 리드했는데 후반 막판 세징야와 에드가에게 연달아 일격을 허용했다.

전반전만큼은 올 시즌 강원 최고의 경기력이라고 평가받은 비셀고베와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3라운드에서는 무려 후반 3실점을 내줬다. 강원은 완성도 높은 공격 전개로 전반만 3골을 뽑아냈는데 후반 초반 수비 집중력이 순간 무너지며 2점을 내줬고 후반 44분에는 동점골까지 허용했다. 다행히 추가시간 김건희의 천금같은 득점으로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후반 경기력 저하 고민은 여전했다.

이날 서울전을 앞두고 정 감독은 “후반전에는 미흡한 부분을 채워야 된다고 느꼈다. 다행인 건 매번 버저비터 실점을 먹히다가 고베전 버저비터를 넣어서 서울전을 준비하는 데 에너지가 생긴 것 같다”라고 웃으며 답했지만, 마음 한편에는 후반 실점 패턴에 대한 고민이 자리 잡은 듯했다.

결국 정 감독의 우려는 서울전 결과로 현실이 됐다. 앞선 경기에서 1, 2, 3실점으로 증가하던 실점률은 서울전 후반에만 4실점을 허용하며 정점을 찍었다. 강원은 전반 18분 김건희와 후반 8분 모재현의 골로 2점을 앞섰다. 점수 차에서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강원이 승기를 잡았다고 봤지만, 서울이 분위기를 바꿀 조커 카드를 투입하자 경기는 180% 바뀌었다.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 문선민 등 게임 체인저들을 후반 투입시켰고 결국 린가드, 문선민 발에서 4골이 터져 나오며 경기를 뒤집었다.

서울이 반전 카드를 활용하는 동안 강원은 제대로 대응조차 하지 못했다. 정 감독은 구본철, 김대우, 윤일록 등을 교체 기용했지만, 제대로 효과를 본 자원은 없었다. 후반 38분에는 후반전 교체 투입한 이기혁을 재교체하는 초강수를 두는 등 이것저것 시도하고자 했으나 강원의 후반전 붕괴를 막을 수 없었다.

결국 강원 팬심이 분노의 화살을 정 감독에게 쏟아냈다. 경기 종료 후 선수단이 인사를 마친 뒤 강원 원정 팬들은 정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에게 후반만 되면 무너지는 패턴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정 감독은 착잡한 심정을 표정에 드러낸 채 메가폰을 건네받았다. 정 감독은 “여러분들 마음 이해한다. 나도 너무 답답하다.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말하는 등 팬들에게 사과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실에도 정 감독과 강원 팬들 사이의 갈등 소식이 전해졌다. 관련 질문에 정 감독은 “팬들도 똑같은 마음이다. 우리보다 더 아쉬우실 거다. ‘전반은 잘하는 데 왜 후반은 무너지냐 더 잘했음 좋겠다’ 이런 취지의 말씀이셨다. 나도 피해갈 생각은 없다. 그래서 소통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점진적으로 우리가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는 거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팬분들은 더 높은 곳을 바라시는 것 같고 더 나은 경기력을 바라시는 것 같다. 지금보다 한 발 더 뛰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있으신 거는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경기력 저하 문제를 자신의 탓이라고 밝힌 정 감독은 후반 리스크의 가장 큰 원인으로 게임 체인저의 부재를 꼽았다. 실제로 서울은 벤치에 린가드, 문선민 등을 두면서 경기 상황을 뒤흔들 수 있는 패를 쥐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강원의 벤치는 서울 백업에 필적할 만한 퀄리티를 갖췄다고 보기 어려웠다.

정경호 강원 감독. 김진혁 기자
정경호 강원 감독. 김진혁 기자

정 감독은 “냉정히 이야기하면 전반전 선수 퀄리티와 시스템은 잘 짜여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후반전 교체에 대해서는 대표 이사님과 소통해 보강 차원이 필요할 것 같다”라며 “이번 계기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의 필요성을 느꼈다. 심도 있게 구단과 상의해 팀을 좋은 쪽으로 만들어 가겠다”라며 벤치 퀄리티에 대한 아쉬움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하지만 올 시즌 강원은 지금의 스쿼드로 남은 일정을 어떻게든 헤쳐나가야 한다. 이적시장은 끝난지 오래고 강원은 리그와 ACL을 병행 중이다. 정 감독은 리그와 ACL에서 스쿼드 이원화를 공표했지만, 강원의 스쿼드 깊이를 미뤄볼 때 완전한 이원화는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이에 정 감독은 선수단의 정신적인 부분을 들여다 보겠다며 현시점 최선의 수습책을 제시했다.

“사실 우리는 1-0 승리가 많은 팀이다. 팀이 힘들 때도 1골 넣고 버틴 덕에 파이널A에 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그전에 득점을 하고도 실점을 내주지 않았던 끈적끈적함, 끈질긴 정신력 그리고 희생하는 헌신 등 전체적으로 지금은 부족하지 않나 싶다. 이 부분을 다시 한 번 우리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라고 답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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