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동 이뤄지려면[한반도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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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동 이뤄지려면[한반도 24시]

이데일리 2025-10-27 0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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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전 통일연구원장]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의 만남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정상회담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올해 안에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힌 터라 성사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23일 미국 CNN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APEC 계기에 혹여라도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전 통일연구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에 미·북 정상이 만나는 방안을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비공개로 논의해 왔고, 순방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만남에 100% 열려있다”고 밝혔다. 유엔군사령부가 APEC 정상회의 기간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대한 특별견학을 일시 중단했다.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0월 26일 물러나고 트럼프 1기 때 북미정상회담을 실무 지원했던 한국계 케빈 김 동아시아태평양국 부차관보가 후임으로 부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미국은 북미 정상회동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전달을 거부하고 핵보유를 문제 삼지 않는다면 만날 수 있다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하고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북한·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어떤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하는 것에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 연설(9월 21일)에서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북미 양 정상이 경쟁적으로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호감을 보이고 있어 조건이 충족하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적 동기, 내년 미국 중간선거 등을 고려하면 APEC 정상회의 전후가 북미 정상회동의 적절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급할 것이 없다. 북한이 대화에 나오려면 조건을 충족하고 대화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 북미 모두에 이익이 되는 조화점을 찾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다. 미·중 담판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에 집중하기도 어렵다. 그렇기에 의제를 가지고 합의를 도출하는 정상회담 수준은 어렵고 본격 협상을 앞두고 친분을 과시하는 수준에서 ‘번개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은 열어두고 볼 필요가 있다. 다가올 연말연시 등을 고려할 때 이 시기를 놓치면 대화재개는 상당기간 지체될 것이다.

2018~2019년 북미대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완전파괴’라는 강한 수사로 대북 강압정책을 추진하자 실제로 공격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낀 북한이 남한을 ‘중재자’, ‘촉진자’로 내세우고 2차례 북미정상회담과 1차례 정상회동을 추진했다.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세전쟁으로 북·중·러 연대가 강화되는 등 북한의 외교적 입지가 강화됨에 따라 북미대화의 문턱이 높아졌다. 트럼프가 높아진 문턱을 넘으려면 미국이 지금까지 고수해왔던 ‘선 비핵화’를 철회하고 ‘관계정상화’를 앞세우는 쪽으로 대북정책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북·미 정상의 회동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화의 사도’를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8개 지역의 분쟁을 해결하고 평화를 정착시켰다며 노벨 평화상 수상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가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킨다면 수상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의 관념과 해법을 뛰어넘는 북·미 적대관계 해소와 관계정상화 등 획기적 ‘평화구상’을 제안하고 김 위원장의 호응을 이끌어 낸다면 한국전쟁 종결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상이 시작할지도 모른다.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의 만남이 이뤄진다면 중국 전승절에서 김정은이 주인공이 됐듯이, 또 다시 트럼프와 함께 김정은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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