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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반 ‘36만원’ 지급해 신뢰 쌓고 고액 결제 유도
26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구로구에 사는 김모(47)씨는 지난달 리뷰 알바에 참여했다가 수천만원을 잃고 말았다. 당시 김씨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건 상대방에게 ‘상품을 구매한 뒤 리뷰를 쓰면 수수료 명목으로 상품 금액의 20~30%를 지급하는 아르바이트를 할 생각이 있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평소 리뷰를 쓰고 소정의 금액을 받으며 부업을 해온 김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응했다.
연결된 담당자는 ‘러블리몰’이라는 쇼핑몰 사이트 링크를 김씨에 전달했다. 쇼핑몰은 청소기를 비롯한 가전제품이나 생활용품을 파는 평범한 사이트였다. 김씨는 30만원 짜리 청소기를 주문하고 ‘청소기를 주문했는데 빨리 받고 싶다’는 리뷰를 남긴 뒤 수수료 6만원을 포함한 36만원을 적립금 형태로 지급받았다. 김씨는 “실제 사용하는 계좌로 이체도 가능했기 때문에 작게나마 있던 의심이 사라졌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시작이었다. 담당자는 김씨를 5명이 있는 단체 텔레그램 대화방에 초대했다. 1~10단계까지 물건 총 10개를 4명이 함께 구매한 뒤 각각 리뷰를 올리면 수수료를 포함한 비용을 한 번에 입금해준다고 했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냉장고 등 고가의 제품으로 올라가는 식이었다. 단체 대화방에선 ‘적금을 깨겠다’, ‘돈을 빌렸다’는 식의 대화가 오갔고, 김씨 역시 카드론까지 받아 물건을 구매했다.
최종 단계인 10단계에 이르자 김씨는 “정말 돈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담당자는 범죄에 연루될 수 있고, 10단계까지 마쳐야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며 김씨를 협박했다. 결국 김씨는 지인에게도 손을 벌렸다. 하지만 입금되는 수수료와 비용은 없었고, 이튿날 ‘러블리몰’ 쇼핑몰과 단체 대화방 모두 사라졌다.
이 수법으로 김씨는 앉은 자리에서 6800만원을 뜯긴 셈이 됐다. 김씨는 “뒤늦게 사기인 걸 깨닫고 담당자에게 연락했지만, 담당자는 ‘넌 속은 거다, 이미 네 돈은 해외로 넘어가 세탁됐다’며 조롱하기까지 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현재 김씨의 피해 사실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동일한 수법으로 1억1000만원을 잃은 또 다른 피해자의 신고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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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알바 사기 급증…“선결제 유도, 무조건 의심해야”
김씨가 당한 수법은 전형적인 리뷰 알바 사기다.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물건 결제를 요구한 뒤, 후기를 남기면 수익을 붙여 돈을 돌려준다고 속이는 방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5월 ‘신종 온라인 사기’에 대한 조기 대응 경보를 내렸는데, 여기서 언급한 4종류의 신종 온라인 사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집계한 리뷰 알바 사기 피해 접수 금액은 1인당 평균 784만원으로, 전년 대비 23배가량 증가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이 사기의 특징은 초반에 실제 보상을 지급해 믿게 하는 데 있다. ‘게이트몰’이라는 허위 사이트에서 김씨와 같은 방법으로 총 2600만원을 잃은 또 다른 피해자 A씨는 “처음에는 16만원을 지급받았다”며 “돈이 내 계좌로 진짜 이체가 됐다 보니 이후에는 적립금이라는 이름으로 사이트 안에서 번 금액이 찍히기에 그대로 다 이체가 될 줄 알았다”고 했다.
이 수법에 당하지 않으려면 의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모르는 사이트 가입은 하지 말고, 선입금과 선결제 유도는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선 경찰서 수사과에서 일하는 경찰 관계자는 “(사기 조직은) 소액으로 시작하다가 점점 큰돈을 요구하고, 취업준비생이나 주부 같은 소일거리를 찾는 이들이 피해를 많이 입는다”며 “팀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것도 본인을 제외한 모두가 한 패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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