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AI가 스스로 새로운 소재의 구조와 성질을 상상하고 예측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제 인공지능(AI)은 연구자의 '두 번째 두뇌'처럼 아이디어 발굴부터 실험 검증까지 연구 전 과정을 함께 수행하며, 신소재공학의 새로운 언어로 자리 잡고 있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미국 드렉셀대학교, 노스웨스턴대학교, 시카고대학교, 테네시대학교와 공동연구를 통해 AI·머신러닝(ML)·딥러닝(DL)이 신소재공학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 분석한 리뷰 논문을 국제학술지 'ACS Nano'(8월 5일 자)에 게재했다고 26일 밝혔다.
◆ AI가 설계부터 실험까지 주도하는 '자율 연구실' 시대
홍승범 교수팀은 신소재 연구 과정을 '발견–개발–최적화'의 세 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에서 AI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소재 발견 단계에서는 AI가 새로운 물질의 구조를 설계하고 성질을 예측해, 수많은 후보 중 가장 유망한 조합을 신속히 찾아낸다. 개발 단계에서는 AI가 자율 연구실(Self-driving Lab)을 통해 실험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험 과정을 자동 조정해 연구 기간을 단축한다.
최적화 단계에서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과 '베이지안 최적화(Bayesian Optimization)' 기술을 활용해 AI가 스스로 실험 조건을 조정하고 최적의 성능을 도출한다.
즉, AI는 수많은 재료 중 '가장 가능성 있는 후보'를 먼저 선별하고, 시행착오를 줄이며, 스스로 최적 조건을 찾아내는 '지능형 연구 조수'로 진화하고 있다.
논문은 생성형 AI, 그래프 신경망(GNN), 트랜스포머 모델 등 첨단 기술이 AI를 단순한 계산 도구가 아닌 ‘생각하는 연구자’로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AI는 물리와 화학의 법칙을 스스로 학습해 새로운 소재를 상상하고, 실험 설계부터 검증까지 수행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 신소재 연구의 AI 로드맵 제시… "AI는 신소재공학의 새로운 언어"
연구팀은 또한 AI가 연구자의 실험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실험 계획 수립과 결과 분석, 후속 실험 제안까지 수행하는 '자율 연구실(Self-driving Lab)'과 'AI 기반 촉매 탐색 플랫폼'의 구체적인 구조를 제시했다.
특히 로봇이 촉매 합성 실험을 자동 수행해 연구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사례를 소개하며, 이러한 접근이 향후 배터리·에너지 소재 개발로 확장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홍승범 교수는 "이번 리뷰는 인공지능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신소재공학 연구의 새로운 언어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KAIST 연구진이 제시한 로드맵은 향후 배터리·반도체·에너지 소재 등 국가 핵심 산업 분야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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