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지방자치 30년, 성과와 과제 점검한다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행정안전부가 민선 지방자치 30주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27일 오전 10시에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연다고 26일 밝혔다.

행정안전부(사진=이데일리DB)

행안부와 국회미래연구원,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세미나는 1995년 첫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30년간 지방자치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연구는 지난 4월부터 행안부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위탁해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월 11~17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 같은 달 19~29일 전문가 및 17개 시·도 공무원 700명을 상대로 인식조사가 이뤄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방자치제도는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1994년 13.4%이던 지방사무 비율은 지난해 36.7%로 3배 가까이 늘었고, 지방세 비중도 1995년 21.2%에서 2023년 24.6%로 증가했다. 1990년대 지방의회 구성과 2000년대 주민발안·주민투표·주민소환 등 직접참여제도 도입으로 주민 대표성도 강화됐다.

반면 재정자립도는 1997년 63%에서 2024년 48.6%로, 재정자주도는 2007년 79.5%에서 2024년 70.9%로 낮아져서 지방의 자율적 재정 운용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제도 성과와 주민 체감도 사이의 격차이다. 주민의 62%는 지방자치제도가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실제 성과는 36%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문가(50%)와 공무원(53%)의 절반 이상이 긍정적으로 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주민참여 활성화도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주민의 48%는 10년 전보다 정책결정에 참여할 기회가 늘었다고 응답했지만, 실제 주민자치회나 주민제안으로 정책을 제안해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주민들은 앞으로 10년간 지방자치가 집중해야 할 분야로 △지역경제 성장과 고용안정(84%) △인구감소 대응(82%) △재난 대응(77%)을 꼽았다. 중요한 전략으로는 △주민 참여기회 확대(76%) △인구감소 상황에서 주민 기본권 보호(75%) △지역 맞춤형 정책 개발(71%) 순서로 응답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주재복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방자치 30년의 성과 평가와 종합적 함의’를 발제한다. 뒤이어 이선화 국회미래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인구감소와 고령화 위기를 극복하고 지방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재정 전략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좌장인 홍준현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와 박기관 상지대학교 행정학부 교수, 김상우 국립경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박관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정책연구센터장, 채은동 민주연구원 연구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행안부는 세미나 결과를 반영해 11월 초 ‘민선 지방자치 30년 평가위원회’ 보고회를 열고, 내달 중으로 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김민재 차관은 “주민 주권을 실현하는 실질적인 지방자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난 30년간의 성과와 한계를 냉철히 짚고 넘어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미나를 계기로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며 주민이 주인이 되는 지방자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