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이야기] '좁쌀'에서 '갤럭시아'로…‘1원 코인’의 변질된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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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이야기] '좁쌀'에서 '갤럭시아'로…‘1원 코인’의 변질된 약속

한스경제 2025-10-26 09:33: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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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1 XTL = 1원 가치 연동을 목표로 합니다." 2020년 5월 전자결제 기업인 갤럭시아머니트리가 야심차게 내놓은 가상자산 '좁쌀(XTL)'의 첫 약속이었다. 머니트리 앱 내에서 캐시·포인트·쿠폰과 교환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을 표방하며 시장에 등장한 좁쌀은 당시 국내 대기업 계열사가 직접 발행한 가상자산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10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에 상장되며 본격적인 거래에 들어갔다.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상장 기념으로 머니트리 앱에서 고팍스 지갑으로 좁쌀 100톨을 보내면 1000톨을 즉시 지급하는 에어드랍 이벤트까지 진행하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에서 좁쌀(XTL)의 가격은 '1원 고정'이라는 설계와는 거리가 멀었다. 스테이블코인의 생명은 가격 안정성인데 회사 측은 1원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갤럭시아머니트리가 2021년 5월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는 여전히 "좁쌀(XTL) 1XTL은 원화 1원과 가치를 연동한다"고 명시돼 있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이러한 가치 연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상황은 2021년 6월 급변했다. 갤럭시아머니트리는 머니트리 앱 내 좁쌀(XTL) 지갑 서비스를 갑작스럽게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최근 가상자산 시장 과열에 따른 금융기관의 지속적인 요청 등 대외 환경 변화 때문"이라며 블록체인 전담 자회사인 갤럭시아메타버스로 사업을 이관한다고 밝혔다. 머니트리 앱 지갑에 보유하고 있던 좁쌀(XTL) 코인은 일괄적으로 머니트리 캐시로 전환됐다. 당초 '앱 내 고정가치 결제수단'으로 설계된 가상자산이 불과 1년 만에 앱에서 퇴출된 셈이다.

이후 좁쌀(XTL)의 여정은 더욱 복잡해졌다. 좁쌀(XTL)은 2021년 하반기 '톨(XTL)'로 명칭을 변경했다. 그리고 2022년 4월, 톨 팀은 클레이튼 기반 신규 코인 발행을 위해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하고 다시 '갤럭시아(GXA)'로 명칭을 바꿨다. 2022년 6월 28일에는 메타디움 기반의 톨(XTL)을 클레이튼 기반의 새로운 갤럭시아(GXA)로 토큰 스왑을 진행했다. 기존 보유자들은 1대1 교환 절차를 거쳐야 했다. 사업 방향도 당초 '결제 및 보상용'에서 NFT(대체불가능토큰) 중심으로 전환됐다.

갤럭시아메타버스 관계자는 당시 "좁쌀(XTL)이 변동성 자산으로 갈지 스테이블코인으로 유지할지, 이를 혼합할지 계획을 세우는 단계"라고 말했지만, 결국 '1원 고정'이라는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원칙은 사실상 포기됐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좁쌀(XTL) 초기 백서가 현재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갤럭시아(GAX) 공식 사이트에는 갤럭시아(GXA)로 전환된 이후의 백서만 제공되고 있을 뿐, 좁쌀 당시 '1원=1톨' 가치 연동을 어떻게 구현하려 했는지에 대한 초기 백서는 찾아볼 수 없다. 투자자들이 초기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참고했던 핵심 문서가 사라진 셈이다.

갤럭시아(GXA)의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3년 11월 17일 새벽 2시 갤럭시아메타버스의 지갑이 해킹당하면서 3억8000만개의 갤럭시아 코인이 탈취됐다. 당시 가격으로 약 32억원 규모였다. 해커는 탈취한 코인을 즉각 탈중앙화거래소(DEX)와 중앙화 거래소를 통해 매도하기 시작했고, 갤럭시아 가격은 폭락했다.

빗썸은 2024년 1월 10일 갤럭시아의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갤럭시아 측이 해킹 이후 제출한 소명자료와 후속 대처가 불충분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갤럭시아 측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됐고, 결국 같은 달 29일 빗썸에서 상장폐지됐다. 갤럭시아 측은 상장폐지 직후 해킹 물량 3억  초과하는 수량을 바이백(자사 발행 가상자산을 시장에서 다시 매입하는 것)하고, 재단 물량 10억개를 추가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의 신뢰는 이미 바닥에 떨어진 뒤였다.

/ 2020년 당시 고팍스에서 좁쌀 코인 상장 에어드랍 이벤트를 진행했다. /고팍스 
/ 2020년 당시 고팍스에서 좁쌀 코인 상장 에어드랍 이벤트를 진행했다. /고팍스 

상장폐지 이후에도 갤럭시아는 고팍스에서 거래가 유지됐다. 그리고 올해 6월 18일 코인원이 갤럭시아(GXA)를 원화마켓에 상장하며 재기의 기회를 얻었다. 빗썸에서 상장폐지된 지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아 코인원에 상장됐다. 상장 기준에 대해 코인원에 문의를 했지만 끝내 상장 기준에 대해서는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업계에서는 거래소마다 상장 심사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갤럭시아(GXA)의 가격은 코인게코에 따르면 21일 오전 기준 약 0.002달러로 한화로 약 2.94원이다. 2020년 '1원 고정'을 약속했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은 세 배 가까이 상승했지만, 그 의미는 전혀 다르다. 당초 스테이블코인으로 설계됐던 자산이 이제는 변동성이 큰 일반 가상자산으로 변질된 것이다.

한 가상자산 전문가는 "좁쌀부터 갤럭시아까지의 여정은 명확한 사업 계획 없이 시장 트렌드만 쫓아간 결과"라며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안정성이 생명인데, 이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한 채 이름만 바꿔가며 사업 방향을 바꾼 것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초기 백서조차 공개하지 않는 것은 투명성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라며 "투자자들이 초기 투자 판단의 근거로 삼았던 문서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책임 회피로 비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2020년 '결제·보상용 스테이블코인'으로 시작했다가 2021년 NFT로, 다시 일반 유틸리티 토큰으로 정체성이 계속 바뀌었다"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무엇에 투자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가 발행한 코인이라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며 "가상자산 투자 시 해당 프로젝트의 백서, 실제 사업 모델, 가격 안정화 메커니즘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고, 백서가 공개되지 않거나 사후에 삭제되는 프로젝트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0년 '1원=1톨'을 약속하며 등장한 좁쌀. 5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은 온데간데없고 두 번의 개명과 해킹, 상장폐지를 거치며 전혀 다른 모습의 갤럭시아(GXA)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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