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부동산시장 불안 여전…연내 인하 기대 꺾인 기준금리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한국은행(이하 한은)이 10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인한 시장 불안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3차례 연속 동결을 이어가며 올해 추가 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6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지난 23일 10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국내 경기의 점진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 급등, 가계부채 확대, 원화 환율 변동 등 금융안정 위험 요인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한은 이창용 총재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 8월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민간소비는 금리 하락세와 소비부양책 등으로 금년 하반기 이후 부진이 완화되면서 금년과 내년에 각각 1.3%, 1.5% 정도로 성장률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시 부동산 가격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금융 안정에 초점을 맞춰 인하 사이클은 유지하되 폭과 시기를 조정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존 채권시장 전문가 85%가 이번 동결을 예측했던 가운데, 급등하는 서울 집값과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협상이나 미·중 무역 분쟁과 같은 미국발 외부 변수가 추가 인하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연내 추가 인하 또한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6·27 대출규제 시행 이후 상승폭이 축소되다 9월 둘째 주(9월 8일 기준)부터 다시 상승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다섯째 주(9월 2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0.27% 올라 0.08%포인트 오름세를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미중 분쟁에 따른 달러인덱스 강세나 다카이치 일본 총리 선출 이후 엔화 약세와 연동된 원화 약세 여파 등이 환율 상승에 기여하며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며 “대내적으로는 미국과의 3500만달러 투자 협상 관련된 불확실성도 이어지며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약 9.8원 오른 1439.6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으며, 장중 고가는 1441.5원에 달했다. 

이창용 총재는 추가 인하 시점과 관련해서는 “관세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와 미·중 협상 결과가 변수”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금융안정과 경기둔화 사이 한은의 고민이 지속되며 11월에도 인하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 현실적 내년 1분기 정도로 인하 시점이 이연될 것”으로 봤다. 

미래에셋증권 민지희 연구원은 “환율 불안정과 부동산 과열 문제가 해결돼야 금리 인하가 가능할텐데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는 어렵다”며 기준금리 인하 시점으로 “올해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상반기 중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