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골다공증과 고관절 골절, 겨울이 온다

이동훈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정형외과 교수

[이동훈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정형외과 교수] 젊은 사람들에게 고관절 골절은 아직 낯선 단어지만, 나이가 들면서 가족, 친척 그리고 주변의 지인들이 고관절 골절로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고관절 골절은 젊은 연령에서도 사고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고령의 노인이 가벼운 낙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극심한 사타구니, 허벅지통증이 발생해서 움직일 수 없고, 다리 길이가 짧아지거나 발이 외회전되는 모습을 보이며, 식사를 위해서 잠시 앉는 동작도 쉽지 않게 된다. 드물게 골절이 강하게 감입되거나, 불완전골절인 상태에서 통증이 적은 분들이 있지만, 보행이 어려운 정도의 통증이 느껴진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CT나 MRI등의 검사들로 조기에 명확히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분들의 다치게 된 경위를 보면 대부분 일상의 동작에서 잠깐의 방심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안에서 바닥에 있는 물건에 걸려서, 화장실이 미끄러워서, 새벽에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넘어지면서 바닥에 엉덩이 외측 부위를 부딪히게 되고, 이후에 위험한 고생길이 시작된다. 이제 겨울이 오게 되면 추위로 인해 신체 반응속도가 느려지고 근육도 경직되며, 길가에 쌓인 눈과 빙판길은 평형감각이나 근력이 약한 노인에게는 더 없이 위험한 환경이 된다. 연구에 따르면 겨울에 고관절 골절의 발생 숫자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망률 같은 지표도 다른 계절에 비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고관절 골절은 골절의 종류와 양상에 따라 금속정 등을 사용하는 골유합술 또는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해야 하고 수술을 한다고 해도 1년 내 사망률이 높게는 30%정도로 나타나는 매우 위험한 골절이다. 기본적으로 고령의 환자들은 여러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고령화사회에서 환자분들의 나이는 이전보다 늘어나면서, 고관절 골절 후 사망률은 의료의 발전에도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런 설명을 듣게 되면 보호자분들은 수술을 망설이게 되고, 수술을 하게 되도 돌아가실 수 있다는 이야기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술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1년내 사망률이 60% 이상으로 높아지게 되며, 수술 후 환자분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일반적으로 폐렴, 요로감염, 욕창 그리고 이로 인한 패혈증, 장기간의 침상생활로 인한 혈전증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위험한 합병증 없이 회복한 환자들에게 있어서도, 근육의 감소는 필연적으로 동반되어 기존의 보행능력을 회복하기는 어려우며, 약 80%는 보행을 위해 지팡이나 워커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낙상을 주의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고, 필수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통한 골다공증 평가와 치료가 동반되어야 한다. 골다공증 치료약을 사용하려는 가장 큰 목적은 골절의 발생 확률을 낮추려는 것이기에 사고가 일어나기 전부터 골다공증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며 골절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안타깝게 골절이 발생했다면 수술적인 치료를 지체하지 않고 가능한 빠르게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며, 일반적으로 48시간안에 시행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많은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수술 후 환자 관리를 위해서 중환자실 등의 시설이 갖춰진 병원에서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안전하다. 수술 이후에는 가능한 침상생활을 최소화하고, 통증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보행연습 및 근력운동을 시행하여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서둘러야 한다.

모든 사고는 예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처방법이다. 아직 겨울이 오지 않았으니, 따뜻한 봄을 맞이하기 위해서 지금은 뼈 건강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야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