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의 아침 기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며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자, 거리에는 어김없이 붕어빵과 국화빵이 등장했다.
그러나 겨울의 상징으로 불리는 이 간식들이 올해는 쉽게 즐기기 어려울 전망이다.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인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재료인 팥 가격 상승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산 붉은팥 가격은 40kg 기준 78만 4200원으로, 지난해(49만 8600원)보다 약 57% 상승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36만 원대였던 팥 가격이 두 배 이상 치솟은 셈이다.
특히 지난해 겨울 50만 원대였던 팥 도매가격이 석 달 만에 79만 원대까지 급등한 이후, 여전히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가격 폭등의 주요 원인은 기후 변화로 인한 작황 부진이다. 팥의 발아기와 개화기인 여름철(7~9월)에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생산량이 급감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팥 생산량은 2019년 7000톤대에서 2023년 5256톤으로 줄었다. 수입산을 사용하려 해도 물류비와 국제 시세 상승으로 인해 가격 차이는 거의 없다.
결국 겨울철 대표 간식의 가격 상승
팥값 인상 여파는 곧바로 길거리 붕어빵 가격에 반영됐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3개 2000원’, ‘2개 1000원’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1개 1000원’이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상인들은 “팥뿐 아니라 밀가루, 버터, 식용유 등 모든 재료값이 올랐다”며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남는 게 없다”고 토로한다.
겨울철 또 다른 대표 간식인 군고구마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aT에 따르면 10kg당 평균 거래가격은 3만 1620원으로, 지난해보다 5%가량 상승했다. 10년 전 2만 원대와 비교하면 약 1.5배 비싸진 셈이다.
손수레 구입비(약 30만 원)와 LPG 가스 사용료까지 감안하면, 길거리 장사의 이익률은 크지 않다. 일부 상인은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 반응이 냉담해 고민이 크다”고 호소했다.
반면 편의점 업계는 대량 유통망을 기반으로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GS25는 지난해 붕어빵 판매 점포를 4000곳에서 5000곳으로 늘렸고, CU는 군고구마 매출이 매년 20% 가까이 증가함에 따라 올해는 평년보다 두 달 일찍 ‘햇고구마’ 판매를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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