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다는 건 밤이 제철이라는 뜻이다. 껍질을 까면 노란 속살이 드러나고, 구워 먹으면 고소한 향이 퍼진다. 삶아 먹거나 밥에 넣어도 좋지만, 요즘은 부드럽게 끓여 스프로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밤스프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움과 깊은 단맛이 어우러져 한 숟가락만 떠도 온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준다. 기름진 음식이 부담스러운 계절, 속 편한 한 끼로도 손색이 없다.
가을철 밤은 당도가 높고 식감이 단단해 스프로 만들면 농도가 진하고 고소함이 배가된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계절에는 따뜻한 수프 한 그릇이 하루의 피로를 덜어주는 위로가 된다. 부드럽게 끓인 밤스프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계절 메뉴다.
가을 제철 식재료, 밤의 효능
밤은 탄수화물이 풍부하고 식이섬유 함량이 높아 포만감이 오래간다. 단맛이 은은하면서도 진해 다른 재료와 잘 어울린다. 특히 비타민 C와 칼륨이 많아 피로하거나 입맛이 떨어질 때 좋다. 한 줌만 먹어도 속이 든든해 간식이나 아침 대용으로도 먹을 수 있다.
껍질을 벗기면 노란 속살이 드러나는데, 이 부분에는 천연 당분과 전분이 많다. 삶으면 부드럽게 풀리고, 으깨면 자연스러운 단맛이 우러난다. 달지 않으면서도 고소한 맛 덕분에 디저트나 스프로 사용하기 좋다.
가을에 수확한 밤은 수분이 적당하고 당도가 높다. 껍질째 냉장 보관을 하면 오래 두고 사용할 수 있고, 속껍질을 벗긴 후 냉동 보관하면 다음 해 봄까지도 쓸 수 있다. 스프로 만들 때는 생밤보다 한 번 삶아 놓은 밤을 쓰면 훨씬 부드럽다.
깊은 풍미의 밤스프 만드는 법
밤스프는 가을철에 가장 어울리는 따뜻한 요리 중 하나다. 부드럽고 달콤한 맛에 버터 향이 더해져 풍미가 깊다. 준비할 재료는 간단하다. 깐 밤, 양파, 버터, 물, 우유, 생크림만 있으면 된다.
먼저 냄비를 약불에 올리고 버터 15g을 녹인다. 버터가 녹으면 잘게 썬 양파를 넣고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다. 양파는 색이 나지 않도록 천천히 볶는 게 중요하다. 단맛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스프의 깊은 맛을 만든다.
그다음 물 100ml를 붓고 깐 밤을 넣는다. 약불에서 10분 정도 끓여 밤이 부드럽게 익으면 우유 250ml와 생크림 200ml를 넣고 중불로 한 번 더 끓인다. 끓는 동안 거품이 생기면 숟가락으로 살짝 걷어낸다.
밤이 완전히 익으면 불을 끄고 핸드 블렌더를 사용해 곱게 간다. 질감이 너무 되직하면 우유를 약간 더 넣어 농도를 맞춘다. 완성된 밤스프는 소금으로 간을 살짝만 해 밤 본연의 단맛을 살린다. 따뜻하게 데워서 먹으면 부드러운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스프를 완성한 뒤 버터 한 조각을 더 넣거나, 볶은 아몬드 가루를 뿌리면 한층 고소한 맛이 더해진다.
밤스프를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
기본 밤스프도 좋지만, 몇 가지 재료를 더하면 전혀 다른 요리로 변신한다. 단호박을 함께 넣으면 노란빛의 달콤한 ‘밤호박스프’가 된다. 단호박의 부드러운 질감이 밤의 고소함과 어우러져 색감과 맛이 한층 풍부해진다.
또 다른 방법은 견과류 오일을 곁들이는 것이다. 완성된 스프 위에 호두오일이나 아몬드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향긋함이 살아난다. 아몬드 조각이나 해바라기씨를 살짝 올려도 식감이 좋다.
파스타 소스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크림소스 대신 밤스프를 끓인 파스타에 넣으면 부드러운 크림 풍미가 어우러진다. 새우나 닭가슴살을 넣어 함께 볶으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밤스프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깐 밤 200g, 양파 1/2개, 버터 15g, 물 100ml, 우유 250ml, 생크림 200ml, 소금 약간
■ 만드는 순서
1. 냄비에 버터 15g을 넣고 약불에서 녹인다.
2. 잘게 썬 양파를 넣고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다.
3. 물 100ml와 깐 밤 200g을 넣고 10분간 끓인다.
4. 밤이 부드럽게 익으면 우유 250ml와 생크림 200ml를 넣는다.
5. 중불로 한 번 더 끓인 뒤 불을 끈다.
6. 핸드 블렌더로 곱게 간다.
7.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8. 따뜻하게 데워 그릇에 담는다.
9. 버터 한 조각이나 견과류를 올려 마무리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밤은 완전히 익혀야 고운 질감이 나온다.
- 양파는 타지 않게 천천히 볶아야 단맛이 진다.
- 스프가 너무 묽으면 밤을 조금 더 넣고 끓인다.
- 간은 최소한으로 맞춰야 자연스러운 단맛이 산다.
- 남은 스프는 냉장 보관 후 다음날 데워도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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