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제로 시대 ⑦] 포스코이앤씨, 재해 뿌리 뽑는다…안전 새판 짜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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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제로 시대 ⑦] 포스코이앤씨, 재해 뿌리 뽑는다…안전 새판 짜기 총력

투데이신문 2025-10-25 0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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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전환기를 맞았다. 낡은 관행을 털어내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뜻을 모으고 있다. 핵심은 안전과 신뢰다. 현장에서 반복되는 산업재해 예방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정부도 고강도 정책을 내놨다. 지난 9월 15일 발표된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따르면 산재 사망사고가 반복 발생한 건설사는 영업정지를 넘어 간판까지 내릴 수 있다. 건설사 입장에선 생존이 달린 문제로, 자구책과 함께 미래를 그려갈 청사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위기는 곧 기회다. <편집자주>  

포스코이앤씨 송치영 대표이사(오른쪽)가 지난 9월 10일 경상남도 김해 신문지구 공동주택 건설현장에서 ‘안전실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 송치영 대표이사(오른쪽)가 지난 9월 10일 경상남도 김해 신문지구 공동주택 건설현장에서 ‘안전실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초심과 본질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찾은 해답은 ‘안전’이다. 건설현장의 안전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근로자 중심의 안전 강화에 힘쓰고 있다. 회사에서 내세운 최우선 가치 역시 ‘안전’이다. 안전한 환경이 모든 성과의 ‘기초공사’와 다름없다.

25일 포스코이앤씨에 따르면, 지난 8월 단행된 인사를 통해 안전 관리 강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안전 전문가’로 정평이 난 포스코홀딩스 송치영 그룹안전특별진단TF 팀장과 포스코이앤씨 김현출 최고안전책임자(CSO)가 각각 대표이사,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안전 쌍두마차를 완성한 것이다.

송 대표는 포항제철소 안전환경부 소장, 포스코이앤씨 안전보건센터장, 포스코엠텍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김 CSO는 포스코이앤씨에서 환경사무국 안전팀 리더, 건축사업본부 현장소장, 안전보건센터 안전보건기획그룹장 등을 두루 거쳤다.

송 대표는 안전 경영을 강조했다. 지난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회사 내부에선 미래에 회사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회사의 성과보다 근로자의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안전 경영을 통해 재해 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허한 구호가 아니었다. 송 대표는 취임 직후 인프라 사업 분야의 신규 수주 활동을 잠정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중단된 공사들의 재개를 위해선 까다로운 요건을 달았다. 포스코이앤씨는 ▲외부 전문가 점검 ▲개선조치 확인 ▲안전관리 이행 점검 ▲CSO 승인 ▲관계 기관 소통 등 5단계 검증 절차를 통과하지 못한 현장은 공사를 무기한 연장했다. 지난 8월 4일부터 전면 중단됐던 포스코이앤씨의 사업장은 총 103곳에 달한다.

통상 공사의 장기 중단은 입주 지연, 도로·교량 등 사회기반시설 운영 차질, 협력사 및 근로자 생계 위축 등의 영향을 끼친다. 특히 아파트 수분양자들은 공사 중단으로 중도금 이자 부담 증가나 임시 거처 마련 등의 부담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포스코이앤씨는 자칫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 공사 중단 비용을 후순위로 밀었다. 

송 대표는 국토위 국감에서 “중대재해가 또 발생하면 회사의 업을 접을 수 있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전 현장을 스톱했다”며 “공사 중단에 따른 경영 손실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조기 경영정상화를 통해 손실을 만회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인천 송도 사옥에 구축한 ‘스마트 통합 모니터링실’에서 관계자들이 작업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가 인천 송도 사옥에 구축한 ‘스마트 통합 모니터링실’에서 관계자들이 작업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전면 중단됐던 포스코이앤씨의 사업장은 현재 모두 재개된 상태다.  지난 9월 11일 대전 도마변동 3구역 재개발 현장을 마지막으로 전부 정상 가동에 들어갔지만, 포스코이앤씨는 여전히 중대재해와 사투 중이다. 안전 역량 강화를 위해 포스코홀딩스 그룹안전특별진단TF와 전문 진단기관이 참여해 전 현장을 재점검하고, 고위험 공정이 포함된 현장은 정밀 확인을 추가로 실시하고 있다.

‘건설안전연구소’도 신설했다. 연구소는 ▲중대재해 원인 분석 ▲안전기술 솔루션 개발 ▲외국인 근로자 소통 지원 등을 전담하는 3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는 인천 송도 사옥에 ‘스마트 통합 모니터링실’을 새로 구축해 근로자의 안전모 미착용, 위험지역 접근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대응하고 있다. 전국 83개 현장에 설치된 지능형 AI CCTV 2132대가 안전 데이터를 취합하고 있다. 이에 더해 AI 드론이 자율 비행으로 현장을 순찰하며 위험 상황 발생 시 자동으로 안전 방송을 송출한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한 언어 장벽 해소에도 나섰다. 포스코이앤씨는 자체 개발한 ‘건설현장통역사 앱’을 현장에 적용했다. 6000여 개의 전문 건설 용어를 학습한 이 앱은 15개 언어로 작업 지시와 안전수칙을 번역해 전달한다.

김 CSO는 “안전은 회사의 존재 이유이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우선 가치”라며 “연구와 기술, 투자를 통해 K-Safety(K-안전) 모범사례를 만들고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포스코이앤씨의 ‘산재 제로’ 달성은 아직 멀었다는 평가다. 올해 4명의 사망자를 내며 10대 건설사 중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기록 중이다. 송 대표는 오는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해 이에 대해 소명하고 안전관리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송 대표가 취임식에서 밝혔듯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재해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포스코이앤씨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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