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대전)=류정호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7전 4승제) 진출엔 ‘어린 왕자’ 문동주의 활약이 있었다.
한화는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삼성 라이온즈와 5차전 맞대결에서 11-2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기록한 한화는 정규리그 1위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에서 만난다. 한화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은 무려 19년 전인 2006년이 마지막이다. 한화는 올 시즌 새로운 구장에서 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작성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빛난 이는 문동주다. 문동주는 PO 2경기에 등판해 6이닝 1승 1홀드, 탈삼진 10개를 잡아내며 기자단 투표 87표 중 61표 득표율 70.1%를 기록,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문동주는 “솔직히 (데일리 MVP를) 두 번 받아서 조금은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학창 시절부터 주로 선발로만 뛰었던 그는 이번 PO에서 불펜 투수로 등판해 묵직한 존재감을 남겼다. “불펜을 해본 적이 거의 없고, 그나마도 미리 정해진 상황에서 등판했었다. 그래서 큰 도움이 안 됐다”며 “잘 돼서 다행이다. 지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안도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폰세와 와이스 두 명으로 경기를 마무리하겠다”며 문동주의 등판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하지만 8회, 중계 카메라에는 불펜에서 몸을 푸는 문동주의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불펜에) 전화가 와서 준비해 두면 좋겠다고 했다. 언제 등판할지 몰라서 미리 몸을 풀었다”고 설명했다.
5차전 승리로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소감에 대해 문동주는 “대전에서 멋지게 나가려고 5차전까지 온 것 같다”며 “홈팬들 앞에서 좋은 결과를 내서 오히려 더 의미 있었다”고 웃었다.
문동주에 앞서 기자회견에 나선 코디 폰세는 “문동주에게 포효를 한 수 가르쳐주고 싶었다”고 농담을 남겼다. 이를 들은 문동주는 “자꾸 나한테 뭘 가르쳐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폰세는 미국인이라 아메리칸 스타일이고, 나는 한국인이라 거기에 맞게 (세리머니를) 했다”고 받아쳤다. 이어 “한국시리즈가 남았으니까, 기회가 된다면 이번엔 내가 한 수 가르쳐주겠다”고 웃었다.
문동주는 팀 동료들에게도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문)현빈이가 매우 아쉬울 것이다. 감이 좋아서 한국시리즈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MVP 후보가 될 것 같다. 현빈이 타석을 많이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재훈 선배님 사인에 한 번도 고개를 저은 적이 없다. 그만큼 사인이 좋았고, MVP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제 문동주의 시선은 한국시리즈로 향한다. 그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달 27일 LG와 홈 경기에서 ⅔이닝 8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다. 문동주는 “갚아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만나면 마음가짐이 남다를 것 같다”며 “마지막 경기에서 안 좋았던 만큼 더 집중해서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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