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평등한 서비스 받는 것, 경기도서관의 역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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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평등한 서비스 받는 것, 경기도서관의 역할이죠"

이데일리 2025-10-24 20:29: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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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도서관에 앉아서 시민들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 삶 곳곳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국에서 가장 덩치가 큰 도서관의 관장은 ‘움직이는 도서관’을 역설했다. 여가문화에만 한정됐던 도서관의 공간적 정의를 탈피, 복지영역으로 개념을 넓혀야 한다고 말한다.

윤명희 경기도서관장이 지난 22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도서관 운영 목표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황영민 기자)


나선형으로 설계돼 모든 공간이 이어진 이 도서관과 꼭 닮은 꼴이다. 25일 대중에 공개되는 경기도서관이다. 윤명희 초대 경기도서관장은 그렇게 경기도의 첫 대표 도서관의 역할을 정의했다.

윤 관장은 1994년 파주도서관에서 사서직 공무원으로 공직에 발을 디딘 뒤 30년 이상 책과 함께 살았다. 최근까지 국내 최고 지성 중 한 곳인 연세대 대학도서관발전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 부임하며 광역대표도서관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대표도서관, 익숙지 않은 단어다. “대표도서관은 도서관법에 따라 광역단체 안에서 도서관 등록 업무와 또 등록된 도서관을 평가하는 일을 하게 돼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정한 평가 지표에 맞춰 시군구 공공도서관을 평가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책적 기능을 발굴하게 됩니다.”

경기도 내 31개 시군에 있는 323개 공공도서관 정책의 콘트롤타워다. 평가 과정에서 각 도서관들의 특장점을 파악하게 되고 벤치마킹 모델로 전파할 수 있다. 운영이 부족한 부분은 컨설팅도 가능하다.

“경기도에 사시는 주민이라면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평등한 도서관 서비스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 대표 도서관의 역할이죠.” 평등한 도서관 서비스에 대한 윤 관장의 고민이 묻어나는 지점이 바로 앞서 강조한 ‘움직이는 도서관’이다. 몸이 아프거나, 시간이 없어서, 또는 다른 어떤 이유로 도서관을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평등한 도서관 서비스’가 주어져야 한다는 게 윤 관장의 지론이다. 이 정도면 보편적 복지 영역이다.

윤명희 경기도서관장이 지난 22일 경기도서관 시설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황영민 기자)


“제가 파주시 등 기초단체에서 일했을 때 제일 어려웠던 게 도서관에 못 오시는 분들과 접점을 찾는 거였어요. 우리가 아무리 서비스를 준비해도 그분들이 오시지 않으면 소용이 없죠. 그래서 밖으로 나가는 서비스를 하기 위해 가장 쉬운 단계로 하는 게 유관기관과 협력이었어요.”

앞서 이야기한 도서관에 오지 못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 다문화센터, 건강지원센터, 장애인센터, 노인복지회관, 지역아동센터 등 여러 복지기관과 찾아가는(아웃리치) 서비스 협력을 추진했다. 하지만 한정된 기초단체 재원과 인력의 한계에 이내 봉착하고야 만다. 전문적인 도서관 정책 부족에서 오는 한계다.

“아웃리치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들을 다시 도서관으로 인도하는 거예요. 도서관에 오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 하루하루가 힘든 그런 분들은 오겠다는 생각조차 못 하는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일단 저희가 먼저 찾아가야 하는데, 그런 일을 하려면 부서 간 칸막이를 거둔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봐요.”

경기도서관은 내부가 나선형으로 설계돼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이용자를 위한 공간이 모두 개방형으로 연결돼 있다. 윤명희 관장이 꿈꾸는 칸막이 없는 부서 간 협업, 이를 통한 누구나 평등한 도서관 서비스 구현을 상징하는 듯하다.(사진=황영민 기자)


문제 해결의 키는 결국 정책 결정권자의 손에 있다. 혹자는 왜 도서관이 취약계층까지 챙기려 한다고들 한다. 밥그릇 문제는 아니고, 인식의 차이다. 그래서 경기도서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표도서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경기도서관은 사실 늦둥이예요. 17개 광역시도 중에서 11번째로 태어났어요. 그렇기 때문에 전국의 도서관 운영 사례들을 배우는 것도 중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국 최초다, 전국 최고 규모다’ 이런 것보다 더 중요한건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예요. 그런 면에서 저는 10월 25일 이후가 굉장히 긴장되고 떨려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눈빛에는 기대감이 서려 있다.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일까. 하나하나 열거하는 숙제들만 한가득이다.

“모든 것을 갖춰놓고 문을 열려면 아마 평생을 준비해도 모자랄 것 같아요. 공공도서관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기 때문에, 그 누구나의 이해와 요구를 다 맞출 수 없기 때문이죠. 아마 끊임없이 이런 마주하게 될 거고, 이 갈등을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 가느냐가 앞으로 대표 도서관의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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