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어울리십니다"...李대통령, '마왕' 무대의상 입은 이유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가수 고(故) 신해철 씨의 무대의상을 입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진이 공개됐다.

가수 고(故) 신해철 씨의 무대의상을 입은 이재명 대통령 (사진=사진작가 강영호 씨 SNS)

사진작가 강영호 씨는 지난 23일 SNS에 ‘신해철과 이재명’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며 해당 사진을 공개했다.

강 씨는 사진에 대해 “2022년 당시 이재명 후보가 대선 포스터 사진 작업 후 내 개인적인 부탁을 친히 받아들여 내가 보관하고 있던 신해철 유품인 무대의상 한 벌을 입고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해철의 미망인인 윤원희 님의 부탁으로 신해철의 모든 무대의상을 내가 보관하고 있었는데 세상에 남아 있는 자들 중에 신해철과 함께 꿈을 꾸었던 자들을 찾아 ‘마왕들’이라는 주제로 그의 무대의상을 입혀 사진집을 만드는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강 씨는 “정치인에게 전혀 쓸데없어 보이는 사진을 부탁했을 때 모델 이상으로 기꺼이 콜라보레이션을 해주는 이재명은 이미 있는 길뿐 아니라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으로 보인다”며 “그런 이재명을 알게 되고 그와 예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건 그때도 지금도 너무나도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2021년 7월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치 철학을 담은 책 ‘지금은 이재명’을 펴낸 강 씨는 “사진집 작업할 때 만약 정치에도 장르가 있다면 나는 그의 스타일을 ‘아트 정치’라 명명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가수 신해철의 삶과 음악을 추억하기 위한 ‘신해철 거리’가 생전 작업실이 있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조성돼 2018년 2월 8일 준공했다. 사진은 당시 신 씨의 아내와 이재명 성남시장(오른쪽)이 고인의 작업실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성남시)

강 씨는 이 대통령과 고인이 된 신 씨의 인연에 대해 “이재명은 성남 시장 시절 성남시에 신해철 거리를 조성했었다. 얼마 전 이 대통령의 국민 임명식 때도 신해철의 ‘그대에게’가 울려 퍼졌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2025년 10월 27일, 그(신 씨)가 떠난 지 벌써 11년이 지났다”며 “신해철과 이재명은 서로 만난 적은 없지만 그들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음을 확신한다. (신 씨의 노래) ‘민물 장어의 꿈’, 그들은 분명 같은 꿈을 꾸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이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민물 장어의 꿈’이다. 제 활동을 정리했던 영상의 배경 음악으로 쓰기도 했다”며 “나의 청춘을 위로했고 이끌었던 ‘마왕’ 신해철… 그립다. 대통령님, 잘 어울리신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신 씨는 위밴드 수술 열흘 뒤인 2014년 10월 27일 사망했다.

신 씨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 강모(55) 씨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2018년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확정받고 의사 면허가 취소됐다. 다만 의료법상 의사 면허가 취소돼도 최장 3년이 지나 본인이 신청하면 재발급될 수 있다.

이후 의사 강 씨는 다른 의료 과실 사건으로 올해 2월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금고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사진작가 강 씨가 밝힌 바와 같이 이 대통령은 2018년 성남시장 시절 신 씨의 삶과 음악을 추억하기 위한 ‘신해철 거리’를 생전 작업실이 있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