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장치 매달려 하강 중 사고'…하반신 마비된 성악가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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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장치 매달려 하강 중 사고'…하반신 마비된 성악가 숨져

이데일리 2025-10-24 18:57: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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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2023년 세종문화회관 공연 리허설 도중 무대 장치에 매달려 하강하던 중 사고를 당한 30대 성악가가 하반신 마비 이후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중대재해 예방과 안전권 실현을 위한 학자전문가 네트워크'(중대재해전문가넷)가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성악가 고(故) 안영재(30)씨를 추모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중대재해전문가넷)


‘중대재해 예방과 안전권 실현을 위한 학자·전문가 네트워크’(중대재해전문가넷)는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성악가 고(故) 안영재(30)씨를 추모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연예술노동자에 대한 산업재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중대재해전문가넷은 “젊은 성악가의 비극 앞에서 깊은 슬픔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해당 사고는 “공연장 안전 불감증과 예술인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낳은 구조적 문제”라고 했다.

또 프리랜서 및 단기·용역 계약으로 일하는 예술인 특성상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책임 주체가 명확히 특정되지 않으며 실질적인 지휘·감독 권한을 가진 원청 또는 공연장 운영 주체가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피해 예술인은 법적·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막대한 치료비와 손해를 오로지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후 주최 측은 물론 공연장 운영 기관조차 책임을 회피하며 ‘개인 과실’로 몰아갔다”며 “이처럼 ‘위험은 노동자에게 책임은 각자에게’ 전가되는 위험의 외주화 구조는 프리랜서 예술인들을 안전의 사각지대에 가두고 사고 후에는 억대의 치료비와 법정 투쟁이라는 이중의 고통 속에 고립시킨다. 이들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 구조가 이들의 꿈을 짓밟았다”고 밝혔다.

'중대재해 예방과 안전권 실현을 위한 학자전문가 네트워크'(중대재해전문가넷)가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성악가 고(故) 안영재(30)씨를 추모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중대재해전문가넷)


중대재해전문가넷은 문체부에서 발간한 공연안전사고 사례집을 인용해 “출연자 및 스태프 추락(37%)과 무대장치 낙하 및 전도(18%)와 같은 재래형 사고가 전체 사고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참담한 상황”이라며 “안전 선진국인 독일은 ‘공연장 및 집합시설 운영규정’(VStättVO)과 ‘공연 및 연출 제작시설에 관한 산업안전규칙’(DGUV Regel 115-002)에 따라 공연장의 안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만큼 사고 예방을 위한 통합적·체계적 관리 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울러 중대재해전문가넷은 △예술인 산재보험을 의무화하고 고인의 근로자성을 인정해 산재보험을 적용할 것 △산업안전보건법과 공연법에 공연예술인 사고 예방을 위한 통합적·체계적 관리 규정을 보완할 것 △외주·하청 중심이 아닌 예술가와 기술인력을 고정적으로 고용해 안정적 환경에서 공연을 제작·운영할 수 있도록 제작극장체제를 도입할 것 △범부처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규명하고, 공연예술인 산재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현재 사고와 하반신 마비의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고인의 기존 질병을 포함하여 의학적 감정을 통해 조사 중”이라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고 사실관계가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성실히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구조물은 내부가 비어 있는 목재합판 형태로 (고인이) 400kg을 매달 수 있는 무대장치에 매달린 채 예정된 동선을 따라 천천히 하강하던 중 들고 있던 지팡이(소품)에 닿은 것과 직후 고인이 스스로 무대를 나가는 모습이 영상에서 확인됐다”며 “리허설은 정상 진행됐고 고인은 다음날 리허설에 재참석했다”고 했다.

이어 “리허설 전 과정에서 큐시트 작성·공유, 전 기술팀 사전 리허설, 출연자·스태프 대상 안전교육을 실시했다”며 “2023년 2월 13일부터 3월 24일 연습실에서 안전교육 및 동선 연습을 진행했고, 3.26. 무대 투어를 통해 구조물 위치·하강 범위를 확인 완료했다. 2023년 3월 27일 피아노 리허설 2회 실시, 해당 장면의 안전 주의사항 교육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행 법률상 프리랜서 형태의 예술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산재보험 의무가입 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며 예술인복지법에 따라 예술인이 스스로 가입할 수 있는 예술인 산재보험(임의가입형)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며 “다만 이 제도는 본인 선택 가입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이러한 제도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공연 참여자 전원을 대상으로 단체상해보험을 별도로 운영해 왔으며 본 사건 또한 (지난해 6월) 보험 최대 보장한도 내에서 보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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