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야심 차게 내놓은 초슬림 스마트폰 전략이 출시 한 세대 만에 동반 부진에 빠졌다. ‘두께 경쟁’으로 차별화를 노렸지만, 배터리·카메라 등 핵심 성능을 희생한 디자인 전략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초슬림폰의 실패로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 ‘실용성 중심’으로 회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 S25 엣지의 판매 부진으로 차기 모델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5.8㎜ 두께의 초슬림 디자인으로 ‘갤럭시 S 시리즈 중 가장 얇은 제품’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웠지만, 판매량은 한 달간 19만 대에 그쳤다. 같은 시기 출시된 S25(117만 대), S25 플러스(84만 대), S25 울트라(255만 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초 삼성은 플러스 모델을 엣지로 대체해 프리미엄 라인업을 재편할 계획이었으나, 판매 부진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 엣지 모델을 제외하고, S26 플러스를 부활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두께를 줄이기 위해 배터리 용량(3900mAh)과 카메라 성능을 포기한 점이 소비자 선택을 막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애플 ‘아이폰 에어’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애플은 삼성보다 얇은 5.6㎜ 초슬림폰을 내놓으며 ‘두께 혁신’을 강조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부품 주문량을 크게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 아시아는 “애플이 아이폰 에어의 부품 발주를 ‘생산 종료 수준’으로 줄였다”며 “내년 1분기까지 생산량이 80%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 협력사 부품은 연내 단종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아이폰17 에어의 출시 초기 10일간 판매 비중은 전체의 3%에 불과했다. 가격은 프로 모델보다 20만원 저렴하지만, 기본형 대비 성능 개선 폭이 작아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아이폰 에어는 배터리 용량이 3149mAh로 기본 모델보다 작고, 후면 카메라도 단일 렌즈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두 브랜드의 초슬림폰 동반 실패가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 변화를 상징한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일정 수준 이상 얇아지면 디자인보다 배터리 지속시간, 발열, 내구성 등 실질적 사용성이 더 중요해진다”며 “두께 경쟁의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플러스 모델 부활과 폴더블 강화, 애플은 아이폰 20주년을 앞둔 폴더블·프로 라인 집중 등 실용성과 차별화 중심의 전략 재편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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