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I 새판짜기… 투자금은 미국으로, 공장은 중국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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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I 새판짜기… 투자금은 미국으로, 공장은 중국 밖으로

뉴스로드 2025-10-24 16:04: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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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본의 흐름이 다시 쓰이고 있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MGI)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이후 발표된 전 세계 해외직접투자(FDI)의 약 4분의 3이 데이터센터·반도체·배터리 등 미래산업과 에너지·광물 자원으로 쏠렸다. 또 건당 10억 달러 이상 ‘메가딜’이 전체 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산업의 집중도와 자본의 스케일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MGI는 “FDI의 지정학적 거리 축소 속도가 상품무역보다 두 배 빠르다”며 “정치·경제·안보를 축으로 한 산업 재편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이후(2022~2025) 전 세계 신규 해외직접투자(FDI)의 53%가 선진국으로 유입된 반면, 중국·홍콩 지역은 9%→3%로 급감했다. FDI 총액은 팬데믹 이전(1조1천억 달러)보다 늘어난 1조4천억 달러로 집계됐다. [자료=맥킨지 글로벌연구소(MGI)]
코로나19 이후(2022~2025) 전 세계 신규 해외직접투자(FDI)의 53%가 선진국으로 유입된 반면, 중국·홍콩 지역은 9%→3%로 급감했다. FDI 총액은 팬데믹 이전(1조1천억 달러)보다 늘어난 1조4천억 달러로 집계됐다. [자료=맥킨지 글로벌연구소(MGI)]

▲美는 투자처·中은 투자국

FDI의 최대 수혜국은 단연 미국이다. 미국의 투자 유입은 팬데믹 이전보다 크게 늘었으며, 특히 반도체·데이터센터 투자 비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TSMC와 삼성 등 아시아 대형 기업의 선단(先端) 공정 메가 프로젝트가 미국 내에 집중되면서, 2030년 미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은 2위권 진입이 가능할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AI 학습용 데이터센터 수요와 전력 인프라 확충도 맞물려, 전력망·용수·송전망 등 산업 기반이 FDI 유입의 핵심 요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투자받는 나라’에서 ‘투자하는 나라’로 변하고 있다. 서방의 대중(對中) 투자가 급감한 대신, 중국 기업들은 배터리·자동차·핵심 광물을 앞세워 유럽·중동·남미로 진출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와 전기차 산업에서 중국 기업의 해외 생산거점 확대는 ‘중국 내 과잉–해외 현지화’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MGI는 “중국이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유지하면서도, 기술·시장 접근을 위해 해외 제조 기반을 넓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MGI는 이번 변화를 ‘용량의 지리학’의 이동으로 정의했다. 데이터센터 분야의 FDI 발표 규모는 2022년 이후 연평균 1700억 달러 수준이며, AI 수요가 유지될 경우 향후 30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중동의 대형 투자자들이 프랑스·미국 등지에 기가와트급 캠퍼스를 발표하면서, ‘전력–데이터–보안’이 얽힌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선단공정 팹 신·증설 프로젝트가 유럽·미국·일본으로 확산되며 한국·대만 외 지역의 생산능력은 최대 3배 확대 가능성이 제시됐다. 그러나 전력·용수·화학공정 인프라가 부족해, 총제조비용이 대만 대비 20~30% 높다는 점이 약점이다. 배터리·EV 산업에서도 미국과 유럽은 각각 한·일·중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현지화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2022~2025년 전 세계 반도체 분야 FDI의 89%가 25개 주요 경로에 집중됐다. 미국이 전체 투자 유입의 최대 수혜국으로, 이 중 90%는 한국과 대만 기업에서 유입됐다. 반면 중국의 반도체 FDI 유입은 2015~2019년 대비 약 80% 급감했다. [자료=맥킨지 글로벌연구소(MGI)]
2022~2025년 전 세계 반도체 분야 FDI의 89%가 25개 주요 경로에 집중됐다. 미국이 전체 투자 유입의 최대 수혜국으로, 이 중 90%는 한국과 대만 기업에서 유입됐다. 반면 중국의 반도체 FDI 유입은 2015~2019년 대비 약 80% 급감했다. [자료=맥킨지 글로벌연구소(MGI)]

▲교역지도 재편… “가까운 나라, 큰 시장” 중심

보고서는 “FDI의 지정학적 거리 축소 속도가 무역보다 두 배 빠르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선진국 간 결속, 중국의 외연 투자, 신흥국의 선택적 허브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인도·말레이시아는 미래산업 FDI의 대표 수혜국으로, 사우디아라비아·UAE는 데이터센터·철강·반도체 투자 다변화를 통해 ‘중립형 투자 허브’로 부상했다. 반면 아프리카·남미 다수 신흥국은 FDI 발표액이 20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메가딜 편중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MGI는 한국을 포함한 선진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FDI 경쟁의 승패는 인프라와 제도의 복합비용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이 해야 할 과제로는 ①반도체·배터리·AI 전력망 중심의 국가 단위 ‘메가 프로젝트 패키지’ 구축 ②후공정·장비·케미컬 등 토털 밸류체인 리쇼어링 및 프렌드쇼어링 ③LNG·데이터센터 전력 PPA 및 송전망 패스트트랙 등 규제 신속 처리 ④대형 인센티브를 ‘고용·수출·생태계 구축’ 연동형으로 설계하는 제도 개선을 꼽았다.

2030년 세계 산업의 지도는 이미 그려지고 있다. 미국은 자본을 끌어들이고, 중국은 자본을 외부로 확장하며, 유럽은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다. 맥킨지는 보고서 말미에서 “FDI가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의 출발점”이라며 “2030년 산업·무역 구조의 승패는 이미 발표된 메가딜이 얼마나 실현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즉, 누가 먼저 실행하느냐가 산업지도를 그린다. 한국이 망설이는 사이, 자본은 다른 곳으로 간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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