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제주 여성 미술단체 에뜨왈(Etoile)이 제43회 정기전 ‘푸른 숨비소리’를 오는 27일까지 제주시 화북2동 2499-1번지 레미콘갤러리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강술생, 고경희, 고민경, 김성희, 김연숙, 김진희, 백희삼, 양은주, 이수진, 조이영, 현경희, 현혜정, 홍진숙 등 13명의 작가가 참여, 서양화·한국화·섬유·도예·판화 등 다양한 장르의 40여 점 작품을 선보인다.
제목 ‘숨비소리’는 제주 해녀들이 물질을 마치고 수면 위로 올라와 내뱉는 휘파람 같은 소리로, 바다 속에서 한계까지 참았던 숨이 터져 나오는 찰나의 생명 소리이자 삶의 확인이다.
주최 측은 “격정적으로 몰아쉬는 숨비소리는 스스로 이승의 존재임을 확인하는 소리이자 세상에 알리는 소리”라며 “이 숨비소리에 푸른 이미지를 더해, 생명의 에너지와 여성 예술의 감성을 결합한 올해의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작가들은 이번 전시에서 제주에 남겨져야 할 신화와 자연, 그리고 섬의 일상과 삶의 흔적을 ‘푸른 숨비소리’라는 상징 아래 예술적으로 형상화했다. 바다의 푸른빛은 곧 제주의 생명력이며, 여성 예술가들이 포착한 회복과 순환의 이미지로 새롭게 피어난다. 회화, 도예, 섬유, 판화 등 서로 다른 매체 속에서 각 작가는 자신만의 시선으로 제주 바다의 숨결을 풀어냈다. 작품 일부는 아트프린트 형태로 제작되어 관람객과의 직접적인 교감을 시도한다.
개막일인 10월 18일에는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도 행사도 가졌다. 참여 작가들이 직접 작품 세계를 설명하고, 관람객들과 대화를 나누며 예술적 영감을 공유했다. 또 현장에서 선보이는 아트프린트 작품을 매개로 관람객과 작가가 소통하는 참여형 행사로 진행했다.
에뜨왈(Etoile)은 제주 신성여자고등학교 26회 졸업생 미술반 출신들이 1982년 창립한 단체로, 제주 최초의 여성 미술 동인이자 현재까지 40년 넘게 활동을 이어온 도내 최장수 여성 미술단체다. 단체명 ‘에뜨왈’은 모교 이름 ‘신성(辰星)’을 프랑스어로 옮긴 말로, ‘새벽에 뜬 별’을 뜻한다.
1980년대 초부터 매년 정기전을 꾸준히 개최하며, 1990년대에는 ‘여성의 삶과 현실’(1994), ‘여성이라는 프리즘–신문 보기’(1996) 등 여성주의적 시각과 생태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주제전을 통해 제주 여성 예술의 정체성을 확립해왔다.
이번 ‘푸른 숨비소리’는 그 흐름 위에서 제주의 자연과 여성의 생명성을 다시금 예술로 되살려내는 자리다. 단체는 “이 전시가 여성 작가들의 지속적인 창작의지를 나누고, 제주의 예술적 숨결을 세대와 지역을 넘어 이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예약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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