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하지현 기자 | 건설 경기 부진과 소비 위축,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까지 겹치며 가구업계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프리미엄 전략과 신사업으로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올해 가구업계의 2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악화됐다. 한샘은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9% 줄어든 4594억 원, 영업이익은 68.2% 감소한 23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리바트의 올해 2분기 매출은 4099억 원, 영업이익은 51억 원인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5%, 37.8% 줄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까사의 매출액은 5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했다. 영업 손실은 18억 원이다.
업계에선 장기화된 건설 경기 침체와 소비 수요 감소로 인테리어·가구 시장의 전반적 위축이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지난 9월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는 73.3을 기록했다. 지수가 100 미만이면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며, 100을 넘으면 낙관적 전망이 우세함을 의미한다. 건산연은 9월 CBSI가 70선 안팎에서 정체된 점을 들어 건설 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오르면서 건설사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분양가 인상 압박이 커진 점도 경기 위축 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대출 규제와 고금리 부담, 가구 수 증가세 둔화 등으로 주택 수요가 줄어든 것도 건설경기 침체를 장기화시키는 원인으로 분석했다.
이에 더해 정부가 10월 15일 부동산 투기 방지 차원에서 고강도 규제를 시행하면서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정책은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 규제는 주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영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토지거래허가제로 인해 주택 매매 시 허가 절차가 필요해지면서 거래량이 줄고, 이에 따라 가구 판매도 동반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가구업계는 규제 완화를 기다리면서도 프리미엄 제품과 신사업을 통해 실적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한샘은 4년 만에 프리미엄 키친 브랜드 ‘키친바흐’의 신제품을 출시하며 리브랜딩에 나섰다. 고단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매출 확대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현대리바트는 인테리어 브랜드 ‘리바트 집테리어’ 내에 신개념 인테리어 패키지 ‘더 룸(THE ROOM)’을 선보였다. 방의 기능에 따라 가구 구성과 배치를 완성한 맞춤형 공간 솔루션으로, 향후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신세계까사는 주방 신사업 ‘쿠치넬라’를 론칭했다. 연간 2조 5000억 원 규모로 성장한 주방가구 시장에서 약 5000억 원으로 추정되는 하이엔드 맞춤 제작가구 영역을 겨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자재값이 크게 오른 데다 부동산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실적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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