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국내 로봇 강자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손잡고 조선업 특화 로봇 개발에 나선다.
협동로봇 기반 AI 탑재 용접로봇을 시작으로 양팔로봇, 4족로봇까지 개발 영역을 확대한다는 이번 행보는 단순한 기술 협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조선업 전반의 구조적 난제인 '인력 고령화·숙련 인력 부족·생산성 격차'를 기술 혁신으로 해소하겠다는 선언이다.
김진모 삼성중공업 미래사업개발실장은 "AI와 로봇기술 접목을 통해 건조 경쟁력과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며 삼성중공업이 지향하는 '완전 스마트조선소' 전환의 가속화를 공식화했다.
세계 조선산업은 지금 '인력 중심 제조'에서 '로봇 중심 제조'로 이동 중이다.
삼성중공업의 이번 결정은 조선업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기를 반영한 행보로, 특히 용접·도장·배관 등 고난도 공정의 자동화율 제고가 핵심 목표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90여종의 자동화 장비와 로봇 시스템을 개발·운용해왔으며 최근 강재 절단공장 무인화 시스템을 구축해 24시간 가동체계로 전환했다.
이는 '부분적 자동화' 단계에서 '통합형 로봇생산체계'로 넘어가는 분기점이다.
결국 조선 로봇화는 단순한 효율성 개선이 아니라 품질·납기·안전·인력관리까지 통합 관리하는 스마트 조선소 체계 구축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협약에서 주목할 부분은 'AI 탑재 협동로봇'이라는 구조다.
삼성중공업은 자체 보유한 용접로봇 운영데이터와 실증 환경,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 하드웨어 및 제어 기술을 결합한다.
1단계: 곡면 블록·경사면 등 작업 난도가 높은 구역에서 활용 가능한 경량화 협동로봇
2단계: 사람의 양팔 움직임을 모사한 양팔로봇을 통한 복합작업
3단계: 선박 내부·협소공간 이동이 가능한 4족로봇 적용
이러한 3단계 구상은 조선업 특유의 '비정형·비반복' 작업환경에 맞춘 '조선 전용 로봇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특히, 레인보우로보틱스가 강점을 가진 정밀 제어·자율 이동 알고리즘과 삼성중공업의 생산현장 데이터 및 구조적 이해력이 결합되면 '현장 적응형 로봇'이라는 새로운 기술 표준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행보는 삼성중공업이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과의 기술경쟁 구도에서 'AI·로봇 융합' 분야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HD현대중공업은 스마트조선소 플랫폼 '아바타(AVATAR)'를 중심으로 공정 데이터 통합에 집중하고 있고 한화오션은 무인 선박 및 AI 설계 엔진 개발로 조선 IT화를 가속화 한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실제 건조 현장에 로봇을 투입해 생산 자동화를 완성하는 방향으로 차별화 를 꾀한다.
즉 삼성중공업은 '데이터 중심 조선'이 아닌 '로봇 중심 조선'을 앞세워 물리적 생산현장의 혁신을 실현하려는 노선을 택한 셈이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 숙련공 감소, 원가 부담이 심화되는 조선업 환경 속에서 AI와 로봇의 결합이 유일한 구조적 대안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중공업의 '조선업 특화 로봇'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개발이 아니라 '조선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 궤도에 오른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자동화·AI·로봇이 결합된 스마트조선소 2.0 시대의 서막이 열린 셈이다.
이번 협력이 현실화되면, 조선업은 인력 의존적 공정 구조에서의 탈피, 작업 안전성과 품질 표준의 획기적 개선, 산업지식의 로봇화(Industrial Codification)라는 세 가지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글로벌 조선사 중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AI·로봇·무인화 체계를 통합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조선산업의 기술 브랜드화'를 이끌 핵심 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