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타파 슐레이만 마이크로소프트(MS) AI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사 AI 챗봇 코파일럿과 관련해 “우리는 감정적으로 지능적이고 친절하고 (이용자를) 지지하면서도, 근본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AI를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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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코파일럿은 현재 월간 활성 이용자수가 1억명으로, 오픈AI의 챗GPT(8억명)에 크게 뒤처진다. 하지만 MS는 신뢰와 안전을 앞세운 전략으로 장기적인 승부를 걸고 있다. 슐레이만 CEO는 “AI를 사람을 대신하는 디지털 인격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돕는 도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MS가 새로 공개한 코파일럿 기능 발표에 앞서 진행됐다. 새 기능에는 이전 대화 참조, 그룹 채팅, 의료 질문 개선, 그리고 ‘리얼 톡’(Real Talk)이라 불리는 유머감 있는 대화 모드가 포함됐다. 특히 최대 32명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그룹 채팅 기능은 학생 과제나 여행 준비 등 실생활 협업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강과 관련해서도 사용자가 증상을 질문하면 하버드 헬스 등 신뢰할 만한 의료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시 인근 의사를 추천하는 기능이 새롭게 도입됐다.
슐레이만 CEO는 성적이거나 연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대화는 철저히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로맨틱하거나 성적인 콘텐츠는 우리가 추구하지 않는 영역”이라며 “이 때문에 별도의 ‘청소년 모드’를 따로 만들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경쟁사들이 잇따라 성인 대화 기능을 확대하는 흐름과 뚜렷이 대비된다. 오픈AI는 최근 성인 사용자에 한해 성적 대화 기능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xAI는 지난 7월부터 그록에서 애니메이션 소녀 캐릭터 ‘애니’(Ani)와 노골적 성 표현이 담긴 대화가 가능토록 했다. 메타는 일부 서비스에서 AI 챗봇이 미성년 계정과 성적 대화한 사례가 보고됐다. 캐릭터.AI와 오픈AI는 AI 챗봇이 자녀의 자살을 부추겼다는 유가족 소송에 직면해 있다.
슐레이만 CEO는 “사용자가 현실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강화하도록 AI가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현재 업계 방향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톤의 변화”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일부 기업들이 AI를 통해 평행 세계에서의 가상 인간 관계나 성인 콘텐츠를 구축하려는 현상을 우려하며 “인류 중심의 AI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AI 챗봇이 현실과 디지털 관계의 경계를 허물며 인간과 ‘감정적 교류’를 시도하는 가운데 MS가 경쟁사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택하고 있다”며 “AI와의 관계보다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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