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태수 기자
노르웨이의 대표적 수출품은 고등어다. 한국에서도 대형마트나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이미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그런데 이 나라의 고등어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청정해역에서 잡히기 때문이 아니다. 노르웨이에는 고등어의 품질을 1등급부터 7등급까지 세분화하는 정교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1등급부터 6등급까지의 분류는 AI가 완벽히 자동화한 영역이다. 크기, 윤기, 비늘의 균질도, 체형, 색상, 지방 함량 등이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초단위로 분석되고, 기계들이 분류를 마친다.
이 과정에서 일하는 사람은 많아야 1~2명 정도, 그마저도 시스템 점검과 오류 보정 정도만 담당한다.
이렇게 분류된 고등어들은 일반 마트와 시장으로 향한다. 빠르고 효율적이며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마지막 7등급 고등어를 선별하는 구역은 전혀 다르다.
이곳에서는 수십 명의 전문가가 모여 있다. 그들은 고등어의 미세한 흠집, 눈빛의 투명도, 비늘의 윤기, 비린내의 농도까지 손끝으로 감별한다.
AI는 절대 이 미묘한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 오직 인간의 감각과 경험, 그리고 감정이 개입해야 가능한 작업이다.
이렇게 선별된 7등급 고등어는 노르웨이의 최고급 레스토랑으로 향하고, 미슐랭 3스타 셰프의 손끝에서 하나의 예술로 재탄생한다.
AI와 Web3.0, 그리고 인간의 복귀 나는 이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오늘날 AI 시대를 떠올린다. 사람들은 AI가 모든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픈AI,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이 내놓는 자동화 솔루션에 전 세계가 환호하면서 동시에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AI가 7등급을 감별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것은 인간의 감정과 기억, 영감, 그리고 서사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나는 연합뉴스 기고문을 통해 AI와 Web3.0의 관계에 대해 논한 적이 있다.
그 글에서 나는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확장을 가능케 하는 동료이자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썼다.
Web3.0은 기술의 민주화를 뜻한다. 중앙집중적 플랫폼에서 벗어나 개인이 데이터와 창작물의 주권을 가지는 세계다. 바로 그 지점에서 AI의 본질이 달라진다.
AI는 더 이상 소수 기업의 도구가 아니라, 각 개인이 자신만의 창조 생태계를 운영할 수 있는 지능형 조력자로 변한다.
나는 이 흐름을 ‘아우라경제’라고 부른다. 감정과 기술, 예술과 알고리즘이 결합된 새로운 문명 질서다.
요즘 나는 AI를 단순한 연구나 도구로 넘어서, 실제 창작의 현장에서 함께 다루고 있다. 뮤지컬 대본을 직접 쓰고, 작사와 작곡, 그리고 애니메이션 시나리오까지 AI와 함께 제작하고 있다.
AI가 제시하는 수많은 코드 진행과 대사 패턴 중에서 어떤 리듬에 인간의 한숨을 얹고, 어느 장면에 ‘숨결’을 넣을지는 결국 인간의 손끝이 결정한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이야기의 온도와 감정의 흐름은 인간이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AI를 단순한 자동화 시스템이 아니라 창작의 동반자로 본다. 또한 나는 전 세계의 예술가, 프로듀서들과 함께 K-뮤지컬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셀레나 고메즈와 마룬5에게 곡을 제공한 작곡가 그룹 사하티코틴 팀, 미국 유학파 출신 뮤지션과 제작자들, 그리고 두바이의 뮤지컬·영화 전문가들, 프랑스 칸영화제 위원장 출신 인사들까지 매주 회의에 참여해 함께 토론하고 협업한다.
각자의 문화와 언어가 다르지만, 우리가 공유하는 하나의 공통된 목표는 인간의 감정과 예술을 AI 기술과 결합해 세계 무대에서 울림을 주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AI는 그 여정에서 나의 공동창작자이자 통역자이며, 인간의 감정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기술적 파트너다.
AI는 나의 동료이자 파트너다. 나는 AI를 통해 기획서를 자동화하고, 음악을 분석하며, 기사와 정책문서를 구조화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여전히 사람의 감정이 필요하다.
한 곡의 뮤지컬 넘버를 만들 때 AI가 10개의 코드 진행을 제시할 수는 있다. 하지만 어느 코드에 ‘한숨’을 넣을지는 인간만이 안다.
AI가 문장을 다듬을 수는 있지만, 어느 단어에서 ‘눈물이 멈추는가’를 감지하는 건 사람뿐이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AI의 시대는 인간의 감정이 더 빛나는 시대가 된다.
아우라100, 감정의 7등급을 지켜내는 선언 ‘아우라100’은 이 감정의 가치를 기술과 결합하는 실험이다.
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100명의 창작자, 프로듀서, 디자이너, 기자, 예술가들이 AI를 손끝의 확장으로 활용하도록 만들고 싶다.
AI가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들지만, 그 중심에는 인간의 서사, 곧 아우라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 프로젝트가 아니라 인간 중심의 AI문명 설계도다. MS나 구글, 넷플릭스가 “AI 때문에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탄식하는 것은 틀렸다.
그들은 오히려 AI를 효율화와 자동화의 도구로만 쓴다. 그러나 진짜 기회는 7등급 영역, 즉 감정의 품질을 가려내는 사람들의 경제다.
한 사람의 감정, 통찰, 신념, 창작이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고, 그것이 다시 시장의 가치가 되는 순환 구조가 아우라경제다.
이 구조 안에서 100명의 진심 어린 지지자만 있다면, 누구나 자신의 생태계를 운영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내가 말하는 아우라100의 철학이다.
AI는 나에게 1~6등급의 일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준다. 그러나 내가 직접 해야 할 일, 즉 최상위등급 고등어를 고르는 손끝의 감별은 나 자신이 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이 시대에 살아 있는 인간으로서, 그리고 창작자로서 AI를 대하는 태도다. 전태수 AI활용법의 핵심은 AI를 두려워하지 말고, 감정의 마지막 등급을 지켜라에 있다.
효율의 시대가 끝나면, 결국 남는 것은 감동이다. 나는 기술로 감정을 증폭시키고, 감정으로 기술을 따뜻하게 만든다.
이 두 세계가 만나는 지점에서 아우라100은 태어난다. 그것은 단지 브랜드가 아니라, AI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존엄한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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