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체인③(끝)/지역상생]"아침에 딴 완도 전복, 당일 전국 직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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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체인③(끝)/지역상생]"아침에 딴 완도 전복, 당일 전국 직배송"

비즈니스플러스 2025-10-24 09:51: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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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노바나나
사진=나노바나나

식품·유통 산업의 게임체인저는 이제 '신선도'가 될 전망이다. 산지에서 소비자의 식탁까지 냉장·냉동 온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은 유통혁신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앞다퉈 저온물류망을 확충하며 신선배송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의 콜드체인 도입 현황과 기술적 진화, 그리고 소비자 일상에 미치는 변화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신선식품으로 승부하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새로운 유통 활로를 뜷으면서 자연스럽게 지역 농가들과의 상생 행보가 가능해지고 있다.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가 안착하면서 '로코노미'(로컬+이코노미)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다.

24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업체들도 콜드체인 새벽배송 시스템을 통해 대기업이 주도하는 식품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인천의 수제햄 제조업체 '소금집'은 지난해부터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쿠팡에서 13억원 매출을 냈는데 올해 1~8월만 2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소금집'은 전통 유럽 방식의 가공법으로 원육의 특징을 살린 잠봉·파스트라미 등을 제조한다.

대기업 브랜드들이 이끌고 있는 냉장햄 시장에서 쿠팡의 콜드체인 물류망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전통 된장 브랜드 '지리산 피아골'도 쿠팡의 새벽배송 물류망으로 전국구 인기를 얻은 경우다. '지리산 피아골' 된장은 지리산 특산물인 '고로쇠 수액'을 물 대신 사용하고 소금도 3년 이상 간수를 뺀 신안 천일염만 고집한다.

쿠팡 입점 첫 해인 2021년 매출 5000만원으로 시작했다가 지난해엔 4억원으로 8배 늘었고 올해는 5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전북 남원 시내에서도 차로 30분 떨어진 지리산 산기슭에서 제품을 만들지만, 쿠팡 물류센터가 호남권역 곳곳에 위치한 만큼 새벽배송으로 전국으로 빠르게 배송된다.

대기업 인기 제품이 독식하고 있는 전통 된장 제품 시장에서 쿠팡의 물류 지원 덕분에 소비자에게 인지도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쿠팡 입점 '지리산 피아골'의 김미선 대표와 직원 /사진=쿠팡
쿠팡 입점 '지리산 피아골'의 김미선 대표와 직원 /사진=쿠팡

경상남도 김해의 김치 제조사 '모산에프에스'는 쿠팡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한 역발상으로 대박을 냈다.

모산에프에스는 2022년부터 쿠팡과 함께 갓 담근 김치를 산지직송하는 전략을 취했다. 당시 대기업을 비롯한 경쟁업체들은 냉장 숙성김치에 주력했는데, 갓 담근 김치라는 틈새 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김진경 대표는 "겉절이·얼갈이 등 신선한 김치를 선호하는 고객이 늘어난데다 익힘 정도를 시간에 따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며 "쿠팡이 산지직송이라는 큰 물길을 중소기업들에게 열어서, 대기업 비중이 높은 김치 시장에서 중견기업의 꿈을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모산에프에스 김진경 대표가 갓 담근 김치 상품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쿠팡
모산에프에스 김진경 대표가 갓 담근 김치 상품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쿠팡

컬리는 업계 최초로 도입한 '풀콜드체인 시스템'을 통해 전국 각지의 농수산 업자들과 상생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전날 또는 당일 생산하거나 산지에서 수확한 극신선식품들을 소비자에게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빠르게 배송한다. 가령 완도 바다의 전복 제품의 경우, 고객의 주문 전에 미리 따서 컬리 물류센터에 입고시킨 뒤, 고객의 주문과 동시에 상품을 분류·포장해 고객의 집 앞까지 배송하는 식이다. 

고객 주문 전에 미리 제품을 입고하므로 팔리지 않으면 해당 신선식품은 곧장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그러나 컬리는 자체 정보시스템을 통해 폐기율을 오프라인 매장 2.5% 수준보다 현저히 낮은 0.7%까지 낮췄다. 이는 업계 최저 수준이다.

10년 전 자체개발해 도입한 데이터 수집·분석 시스템 '데이터 물어다주는 멍멍이'가 △주문 △일별 상품 판매량 △매출 △고객 행동데이터 △구매이력 △성향 △날씨 △요일 △프로모션 등 일평균 수천만건 이상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을 수행해 지역별 주문발생량을 예측해준 덕분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토대로 농수산 업자들과의 발빠른 소통을 통해 생산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큰 오차 없이 실제 판매량에 근접한 제품 규모를 입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식품 브랜드는 신선도와 위생 안정성이 판매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지만 이커머스 업체들의 콜드체인 시스템 지원으로 대기업 제품과 동등한 품질 신뢰를 줄 수 있게 됐다"며 "과거에 냉장 설비가 없어 지역 한정 판매에 머물렀던 지역 농수산 업자들이 신선물류 플랫폼에 입점하면서 전국 단위의 온라인 판매와 해외 수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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