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도 현실될 것라 믿고 투자…양자컴은 그 연장선상"
"양자컴 실용화 기간, 생각보다 짧아질수도…AI 발전에도 긍정적 변화 가져올것"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수익성이 중요하지만, 그건 항상 두 번째입니다. 과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노벨상으로 이어진 셈이죠"
구글의 양자 AI 연구를 이끌고 있는 하르트무트 네벤 부사장은 2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구글 리서치@로지스틱스&아젠다' 행사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구글 전현직 구성원이 노벨상을 받을 수 있게 된 '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미셸 드보레 미국 예일대 및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샌타바버라) 교수와 존 마티니스 UC샌타바버라 명예교수는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드보레 교수는 현재 구글 양자 AI의 수석 과학자로 재직하고 있으며, 마티니스 교수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구글에서 '양자 우위' 달성을 목표로 유용한 양자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네벤 부사장은 "우리 팀의 전현직 구성원 두 명이 노벨상을 받아 정말 기뻤다"며 "우리 팀에 이런 뛰어난 인재들이 있다는 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이 잇따라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었던 이유로 "과학 중심의 기업 문화"를 꼽았다.
지난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에는 구글 AI 조직인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와 존 점퍼 연구원이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네벤 부사장은 "구글 창립자들은 언제나 '이게 과학적으로 흥미로운가?'를 먼저 묻는다"며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그건 항상 두 번째다. 과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노벨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차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믿고 과감히 투자한 것도 구글이었다"며 "양자컴퓨팅 역시 그 정신의 연장선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노벨상이 양자컴퓨팅의 기초 연구에 주어졌고 "아직 '실제 양자컴퓨터'가 상을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성취가 나올 수 있다"고 웃었다.
구글은 전날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우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를 달성하는 알고리즘을 구현했다고 발표했다.
네벤 부사장은 "(양자컴퓨터를) 실용화하는 데까지는 아직 몇 년이 걸리겠지만, 이번 연구는 그 기간이 생각보다 훨씬 짧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기대했다.
또 다음 목표는 하드웨어 부문에서 "오류율이 100만분의 1 이하인 '논리 큐비트'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자 컴퓨팅이 AI 발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낙관했다.
AI가 학습을 위해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좋은 데이터를 얻기 어렵고, 단백질 3D 구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데에만도 50년이 걸렸다는 것이다.
그는 "양자컴퓨팅은 데이터를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생성할 수 있다"며 "AI가 학습할 '귀중한 데이터'를 만드는 역할을 양자컴퓨터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벤 부사장은 한국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구글 창립자들은 공학과 과학에 깊은 애정이 있었고 '불가능을 건강하게 무시하라'(A healthy disregard for the impossible)는 태도를 갖고 있었다"며 "이런 문화가 최고 과학자들을 끌어들이고, 그들이 최고의 성과를 내는 환경을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그런 문화와 도전정신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노벨상 수상의)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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