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공관위 회의록…김영선 공천 지지 유도 분위기 조성
공관위원 토론 후 투표로 金 낙점…위원장 지위 이용 정황은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김빛나 이의진 기자 =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이 김영선 전 의원의 '윤석열 캠프' 이력을 언급하며 힘을 실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연합뉴스가 확인한 그해 5월 10일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회의 녹취록에 따르면 윤 의원은 당시 김 전 의원이 윤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공헌한 바가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윤 의원은 "창원 지역은 여성을 우대해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해당 지역구 경쟁 상대인 김지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여성인 만큼 국민의힘도 여성을 내세워야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당시 창원의창 지역 공천을 신청한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8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여성은 김 전 의원이 유일했다.
다만 윤 의원이 회의 발언을 독점하는 등 김 전 의원 공천이 관철되도록 위원장 지위를 이용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한기호·강대식 의원 등 9명이 참석한 회의에서는 각자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토론으로 5명 가운데 최종 후보 2명을 좁히는 작업이 진행됐고 김종양 의원과 김 전 의원이 결선에 올랐다.
둘을 놓고 경선을 치르기에는 일정이 촉박하다고 본 공관위원들이 단수 공천에 합의해 투표를 실시했고, 김 전 의원이 과반을 획득하면서 국민의힘 후보로 결정됐다. 득표 결과는 회의록에 기재되지 않았다.
지난 7월 특검팀에 피의자로 소환된 윤 의원은 공천이 투표로 정해진 만큼 윤 전 대통령의 의중을 관철하려 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의 의사와는 별개로 자신과 함께 '친박계 정치인'으로 분류돼온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주고 싶었던 마음은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의원 공천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했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는 정황은 여기저기 드러나 있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녹취록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공관위 회의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씨에게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해온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지난 8월 29일 구속기소 했다.
명씨에게 대선을 앞두고 2억7천만원 상당의 공표·비공표 여론조사 58회 결과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김 전 의원 등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윤 의원에게 공천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김 여사의 뜻이 관철됐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윤 의원은 공범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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