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올 시즌 미트윌란에 부임한 마이크 툴베르 감독이 두 한국인 선수로 실험을 진행했다.
24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바츠카 토폴라의 TSC 아레나에서 2025-2026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3차전을 치른 미트윌란이 마카비텔아비브에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마카비가 이스라엘 팀이어서 이스라엘이 아닌 중립지역에서 경기가 펼쳐졌고, 미트윌란은 유로파리그 3연승으로 리그 1위에 올랐다.
미트윌란이 마카비를 상대로 화력전을 펼쳤다. 전반 44분 빅터 바크 옌센이 왼쪽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보낸 크로스를 프랑쿨리누가 왼발로 정확하게 터치하고 살짝 뜬 공을 발리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으며 미트윌란이 앞서나갔다. 후반 26분에는 아랄 심시르의 크로스를 마르틴 에를리치가 머리로 떨구고 필리프 빌링이 왼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하며 추가골을 넣었고, 후반 39분에는 심시르의 낮은 크로스를 프랑쿨리누가 터닝슛으로 연결해 경기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미트윌란의 두 코리안리거도 경기를 소화했다. 조규성은 선발 출전해 45분간 왕성한 활동량으로 경기장을 누볐고, 전반 5분에는 왼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공급했지만 이 공을 건드리는 동료가 없어 아쉽게 도움을 적립할 기회를 놓쳤다. 조규성은 부상에서 복귀한 뒤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데, 아직 완벽히 몸 상태가 올라오지는 않아 이번 경기에서는 후반 시작과 함께 심시르와 교체됐다.
이한범은 후반 막바지 나와 팀이 승기를 굳히는 데 도움을 줬다. 후반 40분 빌링과 교체된 이한범은 추가시간까지 8분가량 경기를 소화했다. 공 자체를 1번만 터치했을 정도로 절대적인 출장시간이 적었는데 미트윌란은 이한범과 함께 마카비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두 선수 모두 평소와는 다른 포지션을 소화했다. 조규성은 이날 스트라이커가 아닌 왼쪽 윙어로 나섰다. 툴베르 감독 부임 이후 미트윌란이 3-4-3 전형을 사용하면서 조규성이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깝게 기용되는 경우는 종종 있었는데, 아예 터치라인과 가까운 곳에서 활동한 건 이례적이었다. 측면에서 피지컬 우위를 염두에 둔 선택이었을 수도 있지만 이날은 효과가 없었다. 애초에 조규성이 김천상무에서 체격을 키운 이래 윙어에서는 거의 경기를 뛰지 않았었다.
이한범도 이번 경기에서는 센터백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이한범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는 주로 선발 출장하고 유로파리그에서는 교체로 투입되는 경우가 잦다. 그래도 센터백 이외에 다른 포지션으로 나서는 경우는 오른쪽 윙백 말고는 없다시피 했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경기 막바지에 수비를 강화할 목적으로 툴베르 감독이 이한범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투입했다. 그만큼 이한범에 대한 신뢰가 있는 것인데, 이번 교체가 임시변통일지 새로운 실험의 일환일지는 지켜볼 만하다.
툴베르 감독은 1985년생임에도 2011년 일찌감치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이듬해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다. 2019년부터는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 리저브 팀과 U19팀 감독을 오갔고, 지난 시즌에는 누리 샤힌 감독이 경질된 자리를 대행으로 잠시 메웠다. 올 시즌에는 미트윌란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토마스 토마스베르 감독을 경질한 뒤 톨베르 감독을 모셔오면서 톨베르 감독이 지도자 경력 첫 1군 정식 감독이 됐다.
사진= 미트윌란 홈페이지,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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