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이목이 경주로 집중되고 있다.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2025 APEC 최고경영자 회의'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가 참석할 예정이어서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젠슨 황 CEO가 한국을 찾는 건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23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황 CEO는 회의 기간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개별적으로 만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이번 만남에서는 인공지능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협력, 데이터센터용 GPU 생태계 확장 등이 주요 논의 주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최근 미국 내에서 주도하고 있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주요 기업들도 이번 회의에 다수 참석한다. 이 프로젝트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국가 차원의 대형 인프라 계획이다. 그만큼 한국 기업들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 글로벌 반도체 전문가는 "삼성과 SK는 엔비디아 입장에선 핵심 협력사이자 경쟁사"라며 "젠슨 황 CEO의 이번 방한이 AI 반도체 패권 구도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APEC CEO 회의에는 전 세계에서 1,700여 명의 기업인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모여 '미래 성장의 동력과 지속 가능한 기술 혁신'을 주제로 토론을 이어간다. 미국, 일본, 대만 등 주요 기술 강국의 CEO들도 대거 참석할 예정이고, 우리나라는 반도체·배터리·AI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에 방점을 둘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한국이 글로벌 기술 협력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민관이 힘을 모아 해외 투자 유치와 기술 동맹 강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젠슨 황 CEO는 회의 연설을 통해 AI의 산업 전반 확산 전략과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국제 협력 방안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또 행사 기간 동안 국내 주요 반도체 연구소를 직접 방문하는 일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I 반도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가운데 엔비디아와 한국 반도체 업계의 협력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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