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AI CIC(Company in Company) 출범 이후 희망퇴직과 인력 재배치를 병행하며 조직을 재편 중인 가운데, 글로벌과 국내 ICT 업계 전반에 ‘AI 조직 체질 개선’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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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비대해진 AI 조직 해체…‘TBD Lab’ 중심 초정예화
22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악시오스(Axios)가 입수한 내부 메모에 따르면 메타는 기존 AI 부서가 “관료화되고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졌다”고 판단해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감원 규모는 수백 명으로 추정된다.
메타는 동시에 실험형 정예 AI 조직인 ‘TBD Lab’을 중심으로 재편을 진행 중이다. ‘TBD Lab’은 최소 인력 기반의 스프린트형 연구조직으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을 목표로 한다. 조직명 ‘TBD(To Be Determined)’는 코드네임 성격으로 향후 공식 명칭 변경 가능성이 있다.
메타 내부에서는 이번 조정이 단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조직 슬림화와 리더십 집중을 통한 AI 경쟁력 강화 전략”이라는 메시지가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원 속에서도 AI 리더급 인재는 ‘공격적 확보’
메타는 조직을 축소하면서도 고급 AI 리더 확보는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최근 영입된 인사들은 단순 연구 인력이 아닌 창업자 출신 또는 빅테크 전략 리더급이다.
알렉산더 왕(Alexandr Wang) 은 데이터 라벨링 플랫폼 스케일 AI(Scale AI) 공동창업자 겸 전(前) CEO다.
케 양(Ke Yang)은 애플 시리 음성 AI·검색형 인터페이스 총괄 출신이다.
앤드류 털록(Andrew Tulloch)은 띵킹 머신즈(Thinking Machines) 공동창업자로, TBD Lab 기술 리더를 맡고 있다.
업계는 메타가 데이터(AI 인프라), 사용자 경험(AI 인터페이스), 운영(AI 시스템 리더십)을 각각 강화할 ‘AI 리더십 삼각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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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도 AI CIC 중심으로 인력 구조조정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이 AI CIC(사내독립기업)출범 후 대규모 인력 재편에 돌입하며 업계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특별퇴직이 마무리됐으며, 보상 규모는 최대 5년치 연봉 수준으로 알려졌다.
특히 팀장급에게는 2억원 수준의 추가 위로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전해지며 총 7억원을 받게 돼 사실상 구조조정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AI CIC 소속 약 1500명 전원에게 “성과 창출을 위해 비핵심 인력을 타 조직(MNO·인프라 등)으로 이관할 수 있다”는 안내가 내려가며 본격적 경량화가 진행 중이다.
“AI 경쟁은 조직 유연성과 리더십의 싸움”
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ICT 기업의 공통 전략을 ‘조직 레이어 축소 + 리더급 인재 집중 배치’로 요약한다. 단일 모델 성능 경쟁이 아닌, “얼마나 빨리 실행하고 확장 가능한 전략 조직을 운영하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달 말 예정된 그룹 CEO 인사를 기점으로 총괄 대표이사와 CIC 대표 체제가 공존하는 각자 대표 체제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대비해 AI CIC에서 비개발 인력이나 개발 인력 중 일부를 정리한 뒤, 중장기적으로 AI CIC를 독립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IT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을 “AI 전쟁의 2라운드가 시작됐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과거 AI 인력 확보 경쟁이 ‘규모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민첩성 기반 초정예 조직 + 최고급 리더십 조합’으로 승부가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향후 AI 시장에서 기업의 경쟁력은 “조직을 얼마나 크게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방향을 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가”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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