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에서 나눔으로...故 이건희 5주기, 한국 경제에 남긴 'KH 유산'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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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에서 나눔으로...故 이건희 5주기, 한국 경제에 남긴 'KH 유산'의 의미

폴리뉴스 2025-10-23 17:09:33 신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의 가족 선영에서 열린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5주기 추도식에는 홍라희 리움 명예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유족과 전·현직 삼성 경영진 150여명이 참석했다.

추도식은 단출했으나, 고인이 남긴 발자취는 결코 작지 않다.

그의 철학은 생전의 경영성과를 넘어 문화·의료·사회 환원이라는 'KH 유산(KH Legacy)'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부가 아닌, "기업의 부가 사회로 회귀해야 한다"는 책임자본주의의 실천 사례로 평가받는다.

"문화는 국가의 품격" — 2만3천점의 예술품이 국민의 자산으로

2021년, 유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국보·보물 포함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이는 한국 미술사에서 전례가 없는 규모로 국립중앙박물관: 2만1,600점(겸재 정선 '인왕제색도', 김홍도 '추성부도', 고려 '천수관음보살도' 등 국보 14건, 보물 46건), 국립현대미술관: 1,600점(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등 근대미술 대표작)이 소장됐다.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은 전국 주요 미술관을 돌며 35회의 순회전으로 350만 명이 관람했고 2022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 5대 박물관 관람객 순위(341만 명) 에 오를 정도로 폭발적 반향을 일으켰다.

문화계는 이를 '개인의 수집이 공공의 문화로 승화된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기증 이후 국내 미술시장이 급성장하며 한국 작가들의 세계 진출도 활발해졌다.

2025년 말부터는 미국 스미스소니언·시카고 미술관·영국 대영박물관 등 해외 순회전이 예정되어 있어 '이건희 컬렉션'은 대한민국 미술의 세계 진출 플랫폼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생명을 살리는 유산'—1조원 규모 의료 기부의 파급력

문화 기증과 더불어, 유족은 2021년 고인의 유지를 이어 감염병 대응 인프라 구축에 7,000억 원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에 3,000억 원, 총 1조 원 규모의 의료 공헌을 단행했다.

특히 3,000억 원이 투입된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은 전국 160여 개 병원, 1,000명 이상의 의료진이 참여하는 국가 단위 프로젝트로 2021년 출범 이후 누적 2만2,000명 이상의 환아가 지원을 받았다.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관장은 올해 10월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찾아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행사를 직접 참관하며 고인의 사회적 유산이 현재진행형 프로젝트임을 강조했다.

감염병 대응 인프라에는 7,000억 원이 투입돼 중앙감염병전문병원(2028년 완공 예정, 150병상, 음압수술실·생물안전검사실 포함) 건립과 국립감염병연구소 연구시설 확충에 쓰이고 있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이 공공의료·감염병 대응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상속세 12조원과 '기부의 선택'—자본의 사회 환원 모델

이건희 회장의 유족은 12조 원이 넘는 상속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상속재산을 현금화하지 않고 문화와 의료에 직접 환원하는 길을 택했다.

이는 한국 자본주의에서 드문 선택이었다.

그 결과, 사회 고위층의 기부 확산 효과도 나타났다.

BTS 정국(10억 원), 가수 이승기(20억 원), 진단키트 기업 코젠바이오텍(누적 2.5억 원) 등

다양한 인물·기업이 뒤따라 의료기부에 동참했다.

즉, 'KH 유산'은 단발성 기부가 아니라 기부문화의 선순환을 촉발한 사회적 계기였다.

'문화는 곧 국가의 힘'—기업가정신의 확장된 정의

고(故) 이건희 회장은 生前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문화적 소양이 자라야 한다"고 강조하며,기업의 역할을 단순한 경제 주체가 아닌 문화와 인재를 키우는 사회적 기관으로 봤다.

그는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 예술인 후원(백남준, 이우환, 백건우 등), 삼성호암상 예술상 제정 등 문화예술 지원을 삼성 경영철학의 일부로 제도화했다.

이러한 관점은 오늘날 'ESG 경영의 원형' 혹은 'K-자본의 사회적 진화 모델'로 해석된다.

산업의 리더에서 문화의 리더로

5년이 흐른 지금, 고(故) 이건희 회장의 이름은 '혁신과 품질'의 대명사에서 '문화와 생명'의 상징으로 확장됐다.

그가 남긴 유산은 경제적 부의 순환, 문화적 자산의 공유, 의료·생명복지의 확대라는 세 가지 형태로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견인하고 있다.

"기술은 모방할 수 있어도 문화는 모방할 수 없다"는 그의 신념은 삼성이 경제를 넘어 한국 문화와 인류 복지의 중심축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의미에서 'KH 유산'은 한국형 자본주의의 도덕적 기준이자 미래세대가 계승해야 할 기업인의 사회철학이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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