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대구)=신희재 기자 | 한 방으로 시리즈 전체 흐름을 바꿨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타자 김영웅(22)이 전례 없는 홈런·타점 페이스로 포스트시즌(PS)을 지배하고 있다.
김영웅은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PO) 4차전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5번 3루수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홈런 6타점 2득점을 몰아쳤다. 삼성은 김영웅의 맹활약으로 7-4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2승 2패 동률을 만들었다.
4차전에서 삼성은 선발 투수 원태인이 5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는 등 5회까지 0-4로 패색이 짙었지만, 경기 중후반 김영웅의 연타석 3점포로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었다. 김영웅은 1-4로 뒤진 6회 말 동점 3점 홈런, 4-4로 팽팽한 7회 역전 3점 홈런을 뽑아내 팀을 구한 영웅이 됐다.
이날만 2홈런 6타점을 추가한 김영웅은 PS 통산 8홈런, 올해 PO 4경기 합산 12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부문에서는 삼성 영구결번 레전드인 이만수(7개)를 제치고 이승엽(14개)에 이은 구단 역대 2위가 됐다. 타점 부문에서는 2017년 오재일과 함께 단일 시즌 PO 타점 공동 1위로 올라섰다.
김영웅의 기록은 그의 어린 나이를 고려하면 더욱 놀라움을 자아낸다. 2003년생인 그는 만 22세 기준 KBO리그 역대 PS 홈런·타점 부문 압도적인 1위다. 겨우 18경기 만에 8홈런 21타점을 작성해 종전 1위였던 1988년생 김현수(39경기 5홈런 16타점)를 훌쩍 뛰어넘었다.
풀타임 2년 차인 김영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경험하면서 큰 무대에 강한 타자로 성장했다. 특히 실패에도 주눅이 들지 않고 거침없이 풀스윙을 휘두르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PO 4차전 동점 스리런은 김영웅의 장점이 잘 나타난 장면이다. 그는 리그 최고 파이어볼러인 김서현 상대로 패스트볼 2개를 연달아 헛스윙했지만, 3구째 시속 153km 패스트볼을 홈런으로 연결해 앞선 실패를 극복했다.
김영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서현의 공이 워낙 빠르고 좋아 타이밍을 많이 앞에 두고 쳤는데도 늦었다"면서도 "굳이 변화구를 던질 것 같지는 않아 패스트볼을 (노려서) 쳤는데 운 좋게 맞아떨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복기했다.
김영웅의 활약에 박진만 삼성 감독은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박 감독은 "김영웅이 쓰러진 팀을 일으켜 세워줬다"며 "선수, 지도자하면서 오늘 같은 짜릿함은 처음 느껴봤다. 젊은 나이에 그렇게 활약해 준다는 게 대단하다. 기술적으로나 멘탈적으로나 최고의 선수다"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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