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권력지도 대격변…김정은시대 실세 조용원 vs 권력 금수저 최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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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권력지도 대격변…김정은시대 실세 조용원 vs 권력 금수저 최룡해

르데스크 2025-10-23 16:12: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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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최고 권력층 내부에서 각각 '혈통'과 '실세'를 주축으로 한 미묘한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북한 내에서 '혁명영웅'으로 불리는 최현의 아들이자 북한 세습권력 세력의 주축으로 활동해 온 최룡해가 김정은의 절대 신임을 바탕으로 급부상한 신흥권력 세력의 핵심 인물인 조용원에 점차 밀리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러한 권력 변화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한 내부 세력 간 갈등으로 확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국가연회 축배사 맡은 조용원, 세습권력 제치고 김정은시대 신흥권력 주축 부상

 

정치권,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0일 김일성광장에서 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을 가졌다. 이날 열병식 이후에는 북한의 국빈용 연회장으로 알려진 목란관에서 국가연회를 진행했다. 연회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북한 내 최고 권력층 인사들이 빠짐 없이 참석했다. 이날 연회에서 김 위원장의 추천으로 축배사를 맡은 주인공은 조용원 당 조직담당 비서 겸 조직지도부장이었다.

 

조용원은 1957년생으로 북한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에 소질을 보였고 북한 최고 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이공계 분야를 전공했다. 당시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전문 인력 양성을 강조하며 이공계 교육 및 수재 교육을 강화했다. 그 일환으로 이공계 수재들에게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명문대의 문호를 활짝 열었는데 조용원 역시 그 수혜자 중 한 명이었다.

 

▲ 지난 9일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비서 회담 자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바로 옆에서 수행하는 조용원 조직지도부장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연합뉴스]

 

조용원은 2010년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명되기 전부터 김정은을 근접 보좌하며 오랫동안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2016년 5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임명된 이후 2019년부터 상승가도를 달렸다. 2019년 4월 당 중앙위원회 제 1부부장, 2021년 조직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동시에 오른 뒤 2022년 당 조직지도부장에 임명되며 명실상부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자리매김 했다.

 

통일연구원 등에 따르면 혈통이 약한 조용원이 단기간에 급부상한 것은 2010년대 후반 김정은 체제의 정권 쇄신 및 세대교체 정책과 그의 등장 시기가 절묘하게 맞물린 결과다. 조용원은 2016년 김정은 취임 당시부터 그를 보좌하면서 김정은 중심의 새로운 권력 구조 형성에 결정적 기여를 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일종의 '개국공신'으로도 간주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그는 2021년 조직비서 시절 당 내부에서 김정일 측근 세력을 적절히 견제하는 '악역'을 자처했다. 과거 2021년 2월 그는 장기 집권 중인 무능한 간부들을 '반당·반인민 분자'로 규정하며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김정은 외에도 현재 조용원이 수장을 맡고 있는 조직지도부 또한 그의 권력 기반 중 하나로 꼽힌다. 북한의 조직지도부는 당·군·정 내 중요 인사들의 인사 및 조직관리, 사상·충성도 감시·지도 업무 등을 담당하며 김정은 중심 권력의 핵심 기구로 급부상했다. 조직지도부는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활동이 많고, 군사, 당, 보안 등 권력 핵심 요소들과 밀접하게 얽혀 있어 북한 최고 권력층 내부 인사들조차 관련 정보 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구축 新권력 부상에 전통 권력층 휘청…혁명성분 주축 '최룡해 라인' 연이어 숙청

 

전통적으로 북한은 출신 계급과 성분을 중요하게 여겨 왔다. 특히 '혁명성분'이 중요한 정치적 성장 기준으로 적용돼왔다. '혁명성분'은 북한 정권 수립과 공산주의 혁명 과정에 공헌한 이들의 자손으로 대학 입시를 비롯해 공직사회 진출 등에서 상당한 특혜를 받았다. 그동안 '혁명성분' 인사들은 북한 권력 사회의 주축으로 활약해 왔으며 지금까지도 핵심 요직을 대거 차지하고 있다.


▲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의 평안남도 평성시 양곡관리소 시찰 장면.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김정은 중심의 신(新)권력 체제 구축과 그 핵심 인물인 조용원의 급부상으로 '혁명성분' 인사들을 주축으로 한 기존 엘리트 권력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특히 2010년대까지 북한 권력의 2인자라 불렸던 인물이자 '혁명성분' 인사들의 구심적 역할을 했던 최룡해의 입지가 점차 위태로워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중국 현지 언론에선 조용원이 조직지도부장을 맡기 직전 해당 직위를 맡았던 최룡해를 두고 "최근 조용원의 상승세가 최룡해의 전통적 정치 지지 기반을 갉아먹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공개된 내부 인사 배치나 수행 행사 등에서는 조용원이 최룡해 라인의 핵심 인사들을 견제하거나 배제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지난 4월 발표된 국회입법조사처의 외교안보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2021년 2월 군 경력이 전혀 없는 조용원을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했다. 조용원은 임명되자마자 당중앙위 제8기 제1차 전원회의에서 최룡해의 비공식조직인 김수길 총정치국장을 강원도 당위원회 책임비서로 좌천시켰다. 이후 자신의 측근인 권영진을 총정치국장 자리에 앉혔다.

 

또 2021년 6월 제8기 제2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선 '코로나19' 방역조치 관련 중대 위반 혐의로 군부 서열 1위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리병철을, 2021년 12월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선 장정남 사회안전상을 각각 해임했다. 이들은 모두 북한 내에서 최룡해의 비공식조직 멤버들로 지목돼 온 인사들이였다. 조용원은 해임된 장정남의 후임으로 자신의 측근인 리태섭을 발탁했다. 2022년에는 리태섭을 군부 서열 2위인 총참모장에 임명했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최룡해는 북한의 초대 최고지도자인 고(故) 김일성의 최측근이었던 최현의 아들로 북한 '빨치산 혈통'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빨치산 혈통은 김일성 주석과 함께 항일 빨치산 활동을 했던 인물들과 그 후손을 의미한다. 최룡해의 부친인 최현은 김일성과 1930년대 만주 지역 항일무장투쟁 때부터 여정을 함께한 동지다. 해방 후 북한 정권 수립에 동참해 그동안 줄곧 북한 체제 확립에 공헌한 1등 공신으로 꼽혀왔다. 사적으로 김일성에게 반말을 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인사로 알려지기도 했다.

 

최룡해는 부친부터 이어진 오래 권력을 바탕으로 북한 내 핵심 요직 인사들로 구성된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 그의 측근 인사로는 리병철(1948년생), 리영길(1955년생), 노광철(출생일 미상) 등이 꼽힌다. 모두 북한 군부 내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원로들이다. 리병철은 한 때 '북한군 1인자'로 꼽히는 인민군원수에 올랐던 인물로 현재 당 군수정책담당 총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리영길과 노광철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직을 맡고 있다.

 

김상범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혈통 면에서 보면 최룡해와 조용원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며 "최근 조용원의 부상은 북한 내 권력 무게추가 점차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단숨에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한 인사는 북한 역사상 조용원이 거의 유일하다"며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와 같이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에 김정은이 축배사를 맡겼다는 것 역시 조용원에 대한 김정은의 신뢰가 얼마나 두터운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신흥권력의 대표주자인 조용원과 전통 권력의 핵심인 최룡해 간의 김정은을 향한 충성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라이벌 관계가 북한의 권력 지형 전반을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지는 계속 두고 봐야 하겠지만 만약 어느 한 쪽이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게 된다면 그 변화에 따라 북한 권력층 내부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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